"틱톡 매각하라ㆍ비트코인은 사기"라던 트럼프의 '변심'...정치자금 때문?
2024-03-12 14:45
2020년 틱톡 매각 행정명령 내리더니..."젊은층 선호하는 틱톡 금지 안돼"
틱톡금지 반대한 '제프 야스' 후원 기대했나..."만났지만 틱톡 얘기 안해"
"비트코인은 사기"라던 입장도 번복
틱톡금지 반대한 '제프 야스' 후원 기대했나..."만났지만 틱톡 얘기 안해"
"비트코인은 사기"라던 입장도 번복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틱톡, 비트코인과 관련한 본인의 과거 발언을 번복하고 나선 가운데 이런 행보의 이유로 정치자금 지원 등이 지목되고 있다. 트럼프가 틱톡 지분을 소유한 자산가의 후원을 받고자 '변심'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중국 소셜 미디어(SNS)인 틱톡 금지법에 대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틱톡에 대한 국가 안보와 데이터 사생활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이 플랫폼에)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다. 틱톡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틱톡 없이는 미쳐버릴 어린아이들이 많다"고 했다.
이는 최근 틱톡 금지 법안에 동의한 바이든 대통령과 대조된 행보로 볼 수 있으나, 본인의 과거 입장도 뒤집은 모양새다. 이 법에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완전히 매각하기 전까지 미국의 앱스토어에서 틱톡 설치를 막는 내용이 들어갔다. 틱톡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미국 내 1억7000만명의 사용자들이 애용하고 있는 앱이지만, 중국 정부가 개인정보 탈취와 여론전에 틱톡을 사용하나는 지적이 나왔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임 당시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사업 영역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런 '변심'은 페이스북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을 "진정한 국민의 적"으로 규정한 그는 "틱톡을 없앤다면 페이스북과 '얼간이 저커'(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비꼰 표현)의 사업이 두 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난 지난 선거에서 사기 친 페이스북이 더 잘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페이스북은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 당시 트럼프의 서비스 이용을 3년간 금지했다. 최근에서야 금지가 풀렸지만, 트럼프는 그동안 크게 반발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과거부터 악연이었다. 영국 독립언론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당시 지지자 성명을 통해 저커버그가 지방선거관리청에 4억달러를 보내 선거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측은 당시 후원금을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마스크와 장갑, 선거 장비 구매에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틱톡 지분 소유자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ABC 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3월 초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한 휴양지에서 펀드 매니저 제프 야스를 만났다. 야스는 틱톡 규제를 반대하는 보수단체 '성장을 위한 클럽'을 후원하고 있다. 또한 그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상당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CNBC에 제프 야스를 만났으나 "그가 틱톡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형사 사건만 4건에 연루돼 사법 리스크가 높아진 가운데 상당한 벌금 및 변호사 비용을 내야 할 처지여서 재무 리스크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선거 모금 마련을 위해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틱톡 외에 암호화폐 관련 입장도 바꿨다. 그는 "비트코인을 개인적으로 소유해 본 적은 없지만 그것이 많이 사용되는 것을 봤다"며 "재선 시에는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는 등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3년 전까지 "비트코인은 사기처럼 보인다"던 입장을 바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