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만 6058억원' 트럼프…머스크 만나 재정난 돌파 시도

2024-03-06 16:58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AFP]


당내 경선을 독주하며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실시 되는 도널드 드럼프 전 대통령이 돌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벌금과 재판비용 등으로 자금이 부족했던 트럼프 캠프가 본선 레이스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받을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머스크를 비롯한 부유한 공화당 기부자들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와 대선 자금을 논의했다는 소식통은 NYT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스크를 만난 자리에서 그를 추켜세우며 조만간 일대일 만남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순자산 2천억 달러(약 267조원)을 보유한 머스크가 지원에 나선다면 현재 바이든 캠프보다 열세인 재정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 측은 만남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후원 여부가 확실한 건 아니지만 머스크 지인들은 평소 그가 바이든이 재선에 실패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의 이민 정책을 거세게 비판해 왔다.

다만 NYT는 머스크가 그동안 큰 기부금을 대선 캠프에 낸 적이 없고, 다른 선거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에 비슷한 규모로 후원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전기차와 항공우주 등 정부와의 계약과 보조금 등으로 얽혀있어 특정 정당에 가까운 인물로 여겨지는 걸 피해 온 걸로 알려졌다. 더욱이 머스크 역시 최근 테슬라의 업황 악화와 소송 비용 등으로 재무적 부담이 늘어난 상태이다.

트럼프 캠프의 자금 부족 상황은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동산 가치 조작, 성폭행 등 여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꾸준히 내야 하는 벌금이 상당히 쌓인 상태다. 지난달 16일 법원은 그에게 벌금 3억5500만 달러(약 4735억원)를 부과했다. 1심 판결이 유지될 경우 트럼프가 내야 할 금액은 벌금 이자를 포함해 4억5400만 달러(약 6058억원)에 달한다. 

약 26억 달러(3조4684억원·포브스 추산)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런 판결에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와 엘파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막대한 벌금과 변호사 선임료 등으로 캠프에 들어온 기부금 상당 부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트럼프 캠프의 현금 보유액은 3660만 달러로 바이든 캠프(1억3200만 달러)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