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계열 건설사의 채무보증 규모가 최근 2년 사이에 23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건설사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높은 곳은 중흥건설로, 채무보증액이 400% 이상 크게 늘었다. 

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021~2023년까지 국내 대기업 계열 건설사의 채무보증액이 23조8416억원(1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국내 81개 대기업집단 중 2021∼2023년 건설 계열사를 두고 공사 시행을 위해 발주처와 입주예정자 등에 채무보증을 제공한 31개 그룹 106곳이다.

해당 기간 동안 채무보증이 늘어난 건설사는 38개였으며, 변동이 없는 곳은 12곳으로 집계됐다. 반면 채무보증이 줄어든 곳은 56곳이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건설사의 채무보증 증가는 수주 물량 확대와 신규 사업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지연될 경우 부실이 보증 제공자에게 전이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채무보증액 증가율이 가장 큰 중흥건설의 채무보증액은 2021년 말 2566억원에서 2023년 말 1조3870억원으로 2년 전에 비해 440.5% 급증했다. 같은 그룹 건설사인 중흥토건의 채무보증액도 8340억원에서 3조6794억원으로 341.2% 크게 증가했다. 

뒤를 이어 증가 폭이 큰 업체는 송도랜드마크시티로, 지난해 채무보증액은 531억원으로 2021년(1263억원) 대비 298.4% 늘었고 금호건설은 845억원에서 3조1384억원으로 290.1% 증가했다. 

이외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업체는 △삼환기업(273.8%) △반도건설(242.8%) △태길종합건설(241.5%) △SK디앤디(191.1%) △KT&G(175.0%) △동아건설산업(132.6%) △SM하이플러스(118.5%) 등 총 7곳이다. 100% 이하인 곳도 롯데건설(74.7%), 한화(69.8%), 현대건설(52.7%), 두산에너빌리티(45.7%), 태영건설(39.2%), GS건설(37.7%), SK에코플랜트(35.7%)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채무보증 규모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2023년 말 기준 채무보증이 없는 기업은 제외)은 동원산업으로, 2021년 1조7090억원에서 2023년 1050억원으로 93.9% 감소했다. 작년 대방산업개발의 채무보증액은 1978억원으로 2021년(1조4019억원) 대비 85.9% 줄었다.

이어 세종이앤지(-76.6%), 대방건설(-71.6%), 대우에스티(-45.7%), 호반산업(-40.3%), 호반프라퍼티(-38.7%), 새솔건설(-37.1%), 대우건설(-35.3%), SM스틸(-31.3%), SM상선(-29.0%), HDC현대산업개발(-28.4%), 신세계건설(-22.6%), 삼성물산(-19.2%) 등이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