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밸류 수혜주 찾기 바쁜 증권가… 핵심 키워드는 '머니'
2024-03-04 16:28
이익창출 꾸준한 기업이 정답, 단기보다 중장기로 접근해야
현재 수혜주 발굴 및 선정에 여러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흑자 내지 이익창출이 꾸준한 기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그러면서 단기투자보다는 배트를 길게 잡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10년 내 최저점을 형성하고 있다. 가장 최근 집계인 지난 1월 기준 코스피 PBR은 0.91배, 코스닥은 1.77배다. 코스피는 지난 2014년 1월 1.15배에서 오히려 퇴보했고 코스닥은 1.59배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차이는 근소한 편이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자산에 비해 주가는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주변 인접국이나 선진 시장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경제 및 산업 구조 측면에서 가장 유사한 대만 증시의 10년 평균 PBR은 2.07배로 한국의 1.04배 대비 2배가량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국내 기업들이 쌓아놓은 유휴 자본을 재배치해 밸류에이션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아직 가이드라인만 공개된 만큼 더 구체적인 후속 조치들은 오는 6월 최종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여력이 확실한 저밸류 수혜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본격적으로 돌입, 저마다 종목 선정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가장 명시적으로 3년 연속 흑자, 배당, 평균 배당성향이 90% 미만이면서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업종 내 상위 60% 이내 종목을 기준으로 제안했다. 그러면서 필수소비재, 반도체, 금융 등에서 수혜주를 추천했다.
대표적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중에서는 KT&G를 포함해 △KT △유니드 △삼성전자 △현대엘리베이터 △메리츠금융지주 △휠라홀딩스 △제일기획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이 이름을 올렸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스에프에이와 헥토파이낸셜 △한국정보인증 △이노와이어리스 △피에스케이홀딩스 △제우스 △매커스 △아이센스 △에스엠 등이 포함됐다.
삼성증권도 '본업 이익 창출이 꾸준한 기업'을 기본 잣대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 가능성이 있는 기업, 추가 신성장 동력이 나올 수 있는 기업을 저밸류 수혜주 발굴 유니버스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통한 2024년 실적 반등이 전망되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를 비롯해 주주환원 정책 강화 및 고배당 매력이 두드러지는 현대차와 기아차 △하나금융지주 △삼성화재 △삼성에스디에스 △금호석유, 계열사 지분가치 대비 저평가 영역에 있는 삼성물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강화에 수혜가 기대되는 가온칩스 등을 관련주로 꼽았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목적이 국내 상장사들의 자본 재배치를 통한 밸류에이션 상향에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공통적으로 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에 초점을 맞춘 접근 방법 및 이에 부합하는 관련주들이 증권가에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시장 재평가의 시발점으로 생각한다"며 "이는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한국 증시 재평가를 위한 중장기 과제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은 주요 법인들의 주총 시즌이기도 하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할 수 있는 자본 배치와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