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백화점, '판매점' 헌 옷 벗고 '복합몰' 새 옷 입는다

2024-03-03 11:15
롯데, 쇼핑몰 사업본부 ·리뉴얼프로젝트 부문 신설
신세계, 수장 교체로 파미에스테이션·강남점 시너지
현대, 크리에이티브 부문 신설...남성·여성복 한 곳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오픈한 국내 최대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 [사진=연합뉴스]

백화점 업계가 복합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단순 판매 중심 시설보다 다양한 체험 콘텐츠와 서비스 시설을 갖춘 대형점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조직 개편과 수장 교체에 나섰다.

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주요 3사(롯데백화점·신세계·현대백화점)는 조직 신설과 전문관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올해 쇼핑몰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그간 백화점 사업본부가 쇼핑몰 매장까지 담당했으나 빠르게 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전문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설 조직에는 'PM(Project management) 부문'과 '쇼핑몰 전략 부문'도 만들어 새로운 형태의 복합 쇼핑몰 개발과 롯데가 운영하는 쇼핑몰 전체에 대한 브랜딩 전략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또 쇼핑몰 사업본부 산하에 '리뉴얼프로젝트 부문'도 신설하고 쇼핑몰은 물론 백화점 리뉴얼까지 담당하도록 했다. 최근 유통 트렌드가 체험시설 등이 강조된 복합몰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백화점 매장의 리뉴얼에도 이런 경향을 접목하겠다는 의지다.

신세계는 수장 교체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신세계는 센트럴시티를 이끈 박주형 대표에게 백화점 경영까지 맡겨 파미에스테이션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간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점에는 국내 최대 규모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가 문을 열었고 식품관도 국내 최대 규모로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도 조직 개편을 통해 더현대 서울 성공 노하우를 다른 매장에도 접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급변하는 트렌드를 고려해 영업본부 산하에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신설했다. 크리에이티브 부문은 더현대 서울처럼 기존 백화점과 다른 새로운 공간 콘셉트와 방향성을 제시하고 실현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성별 구분을 없앤 조직 개편이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은 상품본부 내에서 여성복과 남성복으로 구분돼 있던 조직을 폐지했다. 대신 국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담당하는 '트렌디팀'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등을 맡은 '클래시팀'으로 재편했다. 보통 백화점에서는 성별에 따라 층이 나뉜다. 하지만 이제 여성과 남성 라인을 한 곳에서 선보이는 복합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백화점 업계의 판매 중심 시설 탈피는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월 말 발간한 '2024 유통산업 백서'에서 "백화점은 경쟁우위를 갖기 위해 점포를 대형화하고 체험시설과 서비스시설을 충실히 갖춘 복합쇼핑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점포가 크면 클수록 초대형 상권이 형성되는 현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