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승자 독식… SK하이닉스 제외 낙수효과 없어

2024-02-26 06:00
엔비디아 16.4% 신고가 경신때
HBM 공급 SK하이닉스만 상승
한국 AI 관련주는 줄줄이 하락

[자료=한국거래소]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들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외에는 수혜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6.4%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21억 달러, 영업이익 136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AI 반도체 관련주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MDS테크, 제이현시스템, 이수페타시스 등이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주가가 오히려 하락 중이다. 엔비디아 실적이 발표된 이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MDS테크, 제이씨현시스템, 이수페타시스 주가 수익률은 각각 3.13%, –0.27%, 2.48%, -0.21%, -1.46% 등으로 집계됐다. 이날 KRX 반도체 지수도 전날보다 0.09% 내린 3884.25로 거래를 마쳤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와 직간접적으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HBM을 직접 공급하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없어 직접적인 수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엔비디아의 HBM 제품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다. 초기 물량을 공급 중이지만 아직 점유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MDS테크는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모듈 사업에 대해 국내 독점 총판, 제이씨현시스템은 엔비디아 GPU가 탑재된 그래픽카드를 판매한다.

이수페타시스도 인쇄회로기판(PCB)을 전문으로 생산하는데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 생산에 다양한 공정 기술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경쟁사 대비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했지만 나머지 업체는 단순 비즈니스 관계"라며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큰 수혜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