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부동산PF까지…2월 기업 체감경기 코로나 이후 최저
2024-02-21 07:38
한은, 2024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발표
2월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코로나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내수 부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6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9월(64)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전국 3524개 법인기업 중 3305개 기업의 응답을 통해 이뤄졌다.
전산업 업황 BSI는 지난해 10∼12월 70을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2월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낮은 70을 기록했다. 제조업 BSI는 지난해 8월(67) 이후 상승했으나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가전제품·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전자부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7) 업종의 체감 경기가 악화했다. 의료·정밀기기(-13)와 석유정제·코크스(-7)의 체감경기도 수익성 악화 영향으로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 BSI를 기업 규모·형태별로 보면 대기업(-2p)과 중소기업(-1p), 내수기업(-3p)이 하락했고, 수출기업(+2p)은 올랐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됐다"면서도 "내수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 BSI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2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67로 전월과 동일했다. 업종 별로는 건설업(-7)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PF 부실 여파로 해당 업권의 조달금리가 상승했고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5)은 수요 증가로 체감 경기가 개선됐고, 운수창고업(+2)도 해운업 업황 개선으로 소폭 상승했다.
기업들은 다음달 업황에 대한 경기 전망은 이달보다 3포인트 높은 72로 답변해 향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조업(75)은 4포인트, 비제조업(70)은 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답했다.
한편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1.8포인트 오른 93.3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3.4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