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파운드리에 반도체 지원금 2조원…처음으로 조 단위 지원

2024-02-20 13:35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위 기업
단계별로 지원 예정
TSMC, 삼성전자 지원도 이어질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바이든 정부가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에 2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 발효 후 세 번째 지원으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상무부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글로벌파운드리의 뉴욕주·버몬트주 신규 설비 투자와 기존 설비 증설을 위해 15억 달러(약 2조원)를 지원하는 예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종 협약은 실사를 거쳐 확정되고, 지원금은 설비 투자 진행 단계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대만 TSMC(59%), 한국 삼성전자(13%)에 이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위(6%)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TSMC·삼성·인텔이 뛰어든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경쟁에 참여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자동차와 군사 분야의 필수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버몬트주 에식스 융티온과 뉴욕주 몰타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지원은 지난 2022년 8월 발효된 반도체지원법을 근거로 한다. 반도체지원법은 반도체 생산에 390억 달러를 지원하는 것을 포함, 향후 5년간 반도체업계에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바이든 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과 아시아에 대한 반도체 의존을 줄이고 국가 안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오늘의 투자는 위성·항공·우주통신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국내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우리의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파운드리 지원은 반도체지원법 발효 후 세 번째 지원이다.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F-35 등 미군 전투기용 반도체를 만드는 영국 방위산업체 BAE시스템스에 보조금 3500만 달러(약 467억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1억6200만 달러(약 2164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글로벌파운드리의 경우, 보조금이 최대 규모인 만큼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상무부는 이번 지원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약 1500개의 제조업 일자리와 9000개의 건설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다른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 발표도 예상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 대만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의 첨단 설비 투자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원책이 속속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우리는 이 (반도체) 회사들과 복잡다단한 협상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17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