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문자 한 통이면...정몽규, 평소 클린스만과 "돈독한 사이"
2024-02-19 16:00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재임 기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믿고 의지할 만큼 돈독한 사이를 유지했단 것으로 보인다.
19일 클린스만 전 감독이 약 한 달 전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 회장과의 끈끈한 관계를 언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21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한창이던 때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공개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정 회장을 자신을 지지해주는 '우군'으로 여겼던 대목이 나온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과 현대의 영향력을 설명하며 "말도 안 되는 거다. 엄청난 일"이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곧장 정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해 직접 대면한다고 슈피겔을 통해 밝혔다.
서울 용산역 인근 호텔에 거주했던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의 사무실이 용산역에 있다며, 자신의 숙소에서 '5분 거리'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정 회장의 HDC현대산업개발 본사는 용산역에 있다.
후여 기자는 클린스만 전 감독이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때도 일정을 마치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택으로 돌아가 비판이 거셌다고 보도했다. 당시 클린스만 전 감독의 '우군'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로 거론된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할 때부터 정 회장과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은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중 한 경기장의 VIP 구역에서 정 회장을 다시 만났다. 한국-브라질의 16강전이 끝난 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였다.
슈피겔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월드컵에 참여한 클린스만은 "감독을 찾고 있냐"고 정 회장에게 농담조로 물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해졌다.
다음날 두 사람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커피를 마셨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니까 해본 말이니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달라"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몇 주 후 정 회장이 직접 연락해 관심을 보였다는 게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면서 감독 발탁 과정에 대해 "전임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