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관광 판갈이 시급] 여행수지 24년째 적자 행진…올해 더 불어난다
2024-02-19 05:00
2000년 -2.97억달러 시작으로 매년 마이너스…2017년 적자폭 최대
관광수지도 코로나 기점 적자폭 커져…국내 해외 여행객 회복세 '한 몫'
관광수지도 코로나 기점 적자폭 커져…국내 해외 여행객 회복세 '한 몫'
국내 여행수지가 20년 넘도록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관광객 수요와 더불어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 개선 기대감이 커졌지만 해외를 찾는 국내 관광객이 급증한 반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소비 회복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2023년 연간 국내 여행수지 규모는 125억2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포함한 최근 5년 래(△2019년 -118억7200만달러 △2020년 -58억158만달러 △2021년 -70억달러 △2022년 -83억달러)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여행수지 적자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연간 여행수지 규모는 지난 2000년(-2억9700만달러) 적자 전환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단체관광객이 급감한 지난 2017년에는 국내 여행수지 적자가 -183억2300만달러로 역대 최대에 달했다. 월별로 보더라도 최근 10년 중 2014년 11월 한 달을 제외한 대부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여행수지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요인은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지출한 비용보다 해외를 방문한 한국 국민들이 사용한 금액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설 연휴 하루 평균 인천공항을 이용한 국내 출국자 수는 2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9년 대비 97%로 사실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BC카드가 외국인 관광객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외국인 방문객과 결제금액은 코로나 전(2019년)보다 40% 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국내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더 확대될 여지가 높다. 그간 해외여행 '큰 손'으로 불렸던 중국 관광객들의 회복세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원·엔 환율이 작년 8월에 이어 최근들어 다시 800원대로 하락하면서 여행수지 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조사국이 발표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90억 달러로, 이 중 서비스수지는 연 219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