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선 넘어 XXXX 욕설도...문화 차이" 이강인 동료 발언 재조명

2024-02-15 15:45
U-20 대표팀 선수 "강인이가 까불며 선 넘기도"
"악의는 없어 화내기 어려워"..."자제만 부탁"
황태현 "우리와 문화가 다른 것, 대화로 풀어"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이강인이 슛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 간 불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이강인과 5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함께 뛰었던 선수들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2019년 6월 20일 U20 출전 K리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동료 선수들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 대해 평가한 내용들이 회자되고 있다.

당시 조영욱(서울), 오세훈(아산), 엄원상(광주) 등 대표팀 K리거 선수들이 K리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대표팀 '막내형' 이강인의 태도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FC서울 소속이었던 조영욱 선수는 당시 장난스럽게 웃으며 "우리가 좋다 보니 강인이가 까부는데 가끔 선을 넘을 때가 있다"며 "대회 중이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있고, 예민할 때도 있는데 그때도 강인이는 모르고 장난을 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선만 조금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당시 광주FC 선수였던 엄원상은 "가만히 밥 먹고 있는데 강인이가 '말 좀 하지 마 XXXX'라고 했다"며 "순간 너무 당황해 어안이 벙벙했다"고 거들었다. 오세훈도 "이강인이 선을 넘는 경우가 있어 가만있지 않고 바로 응징했다"며 "한 번은 내가 울면서 인터뷰하는데 '왜 우냐'고 까불고, '세훈아'라고 한 적도 있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언뜻 보면 이강인을 폭로하는 듯 보였지만 이강인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도 했다. U-20 대표팀 주장 황태현은 "강인이와 우리는 문화가 다르다. 살아온 문화가 다르다 보니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며 "대화로 자주 풀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욱도 "강인이가 악의가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다 보니 화낼 순 없다"며 "단지 다음에는 조금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오세훈 역시 "(이강인은) 축구적인 면에서 좋은 의미로 비정상이다. 우리보다 한 차원 위에 있다"며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원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표팀 K리거 출신 선수들이 2019년 6월 20일 'U20 출전 K리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이강인 등 어린 선수들과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언쟁이 있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영국 대중지 더선과 연합뉴스 등은 "토트넘 스타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강인 등 후배와 언쟁을 벌이다가 몸싸움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손가락 2개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강인, 설영우, 정우영 등 어린 선수들이 저녁 식사 자리를 먼저 떠 탁구를 치러 갔고, 식사 자리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려던 손흥민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불거진 당일 이강인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앞으로 형들을 도와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다만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