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손흥민에게 주먹질...이미 분열조짐 가득했던 태극전사들

2024-02-14 17:38
이강인·설영우 등 탁구 치러 저녁 식사 일찍 떠나
'주장' 손흥민이 제지하려 했지만 말 듣지 않아
나이, 해외​​​​​​​·국내파로 나뉜 대표팀...갈등의 골

축구 대표팀 이강인과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비난이 거센 가운데 축구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 심각한 분열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준결승전 전날에는 선수들 간의 주먹다짐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기준 60계단 이상 차이가 나는 요르단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때리지 못한 채 0-2로 완패했다. 이에 클린스만호를 향한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에 대한 쓴소리가 잇따랐다.

그런 와중에 손흥민(토트넘)이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이 열리기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매체 더 선과 국내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요르단전 바로 전날인 5일(현지시간) 저녁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설영우(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하는 대표팀 선수들이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친 후 자리를 떴다.

늦게 온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시끌벅적하게 탁구 치는 소리가 들렸다. 주장인 손흥민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들을 제지하려고 했지만, 이강인 등이 쉽게 말을 듣지 않았다. 이에 격분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이 주먹을 날리며 맞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대표팀에서 경기 전날 함께하는 만찬은 선수들끼리 화합하며 '원팀'임을 확인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일(한국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표팀 내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은 나이대별로 따로 어울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강인·설영우·정우영 등 어린 선수들, 황희찬(울버햄프턴)·황인범(즈베즈다)·김민재(뮌헨) 등 1996년생들이 주축이 된 그룹, 그리고 손흥민·김진수(전북)·김영권(울산) 등 고참급 선수들로 나뉘어 분열돼 있었다.

해외파와 국내파 간의 분열 조짐도 나타났다. 한 훈련에서 해외파 공격수가 자신에게 강하게 몸싸움을 걸어오는 국내파 수비수에 불만을 품고 공을 강하게 차며 화풀이하는 장면이 취재진에게 포착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파 선수들이 한국에 일찍 돌아가기 위해 사비로 전세기를 임대해 귀국하는 일도 있었다. 대한축구협회의 허가가 있었지만, 원정 일정에서 벗어난 개인 행동이었으며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행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