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얼굴 내민 채 숨 쉬어...얼음에 갇힌 日 홋카이도 범고래떼

2024-02-07 13:18
두꺼운 유빙으로 뒤덮인 상태...구조 어려워

최근 일본 훗카이도 해안에서 유빙에 갇힌 범고래떼가 발견됐다. [사진=NHK 보도화면]

범고래 약 13마리가 얼어붙은 바다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바다 전체가 두꺼운 유빙으로 뒤덮여 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현지시간) 홋카이도 시레토코반도의 라우스 해안에서 유빙 사이에 갇힌 범고래 무리가 발견됐다. 관련 영상에는 약 13마리의 범고래가 얼음 틈으로 얼굴을 내밀며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지역에서 연구를 진행하던 해양 생물 전문가 츠치야 세이이치로씨는 "13마리 정도의 범고래가 머리를 내밀고 필사적으로 호흡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안에는 3, 4마리 정도의 새끼 범고래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NHK 보도화면]

인근 주민들이 즉각 해양 경비대에 신고했지만, 범고래 구조는 실패했다. 바다가 단단하고 두꺼운 유빙으로 뒤덮인 상태여서 범고래들에게 접근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얼음이 깨져 고래들이 스스로 나오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해안에는 2005년에도 범고래가 유빙에 둘러싸여 폐사한 사례가 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포유류인 범고래는 해빙에서 숨을 쉬기 위해 잠시 수면으로 올라갔다가 유빙에 갇혔으며 사회성이 강한 범고래가 헤엄이 서투른 새끼를 돌보다가 무리떼 모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라우스 해안은 매년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흘러내려 온 유빙들이 대거 유입된다. 지속된 기후변화로 얼음양이 감소했고 며칠간 바람이 불지 않아 얼음이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