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희 코레일 사장 "'용산부지' 철도인의 자부심...시행자로서 책임 다할 것"

2024-02-05 11:36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발표
공공주도 사업으로 전환, 리스크 낮춰
개발 이익, 안전·기술·서비스에 재투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코레일)이 5일 오전 서울 용산역 ITX 회의실에서 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기자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도인에게 철도 용산정비창 토지는 단순한 땅이 아니라 자부심이고 사랑이며 연민이다. 이곳을 찬란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은 코레일의 의무이며 의지다."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발표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한 사장은 "1905년 이래 100여년간 우리나라 최초의 기관차를 설계·제작하는 등 철도차량의 정비는 물론 제작까지 담당하던 곳"이라며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출발이었고 철도산업의 심장이었던 정비창 부지가 이제는 세계적인 명품 도시와 어깨를 견주는 곳으로 탈바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을 빛내는 압도적이면서도 조화로운 공간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용산역 인근 옛 용산정비창 부지 약 50만㎡(코레일 소유 70%, 국공유지 30%)의 대규모 땅을 국제업무와 주거·공원녹지를 갖춘 융복합 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앞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10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3년 자금 부족, 국제금융위기 등으로 구역지정이 해제됐으나 이번 계획을 통해 만 10년 만에 다시 추진된다.

한 사장은 "앞서 사업시행자 간의 갈등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사업 실패를 코레일은 잘 기억하고 있다"며 "단순히 민간에 토지를 매각했던 지난 방식과는 달리, 이번 개발에서 코레일이 사업시행자로서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토지를 제공하는 등 주도적으로 참여한다"고 강조했다.

코레일은 대외 리스크에 민감한 기존 민간 사업자 주도 방식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공동 사업시행자로 나선다. 단순히 민간에 토지를 선매각하는 지난 방식과 달리 코레일이 사업시행자로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토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코레일은 시행자로서 토지를 제공해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했다. 서울시와 실무협의체 사전 구성을 통해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도시개발 전문가로 구성된 MP단의 자문·실무협의를 거쳐 개발 계획의 구체성과 현실성을 높였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내년 하반기 기반시설 착공을 시작으로, 2030년대 초반에는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완료 시 14만6000명의 고용, 연간 32조6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로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역은 호남선·신분당선·GTX 등 11개 철도노선을 따라 KTX,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등이 오가는 국제업무지구의 글로벌 교통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은 개발 수익성을 높여 안전예산 확대와 친환경 철도차량 구입, 노후역사 개량 등 서비스 제고를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현재 240% 수준의 부채비율이 160% 이하로 낮아지는 등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 사장은 "개발계획의 수립과 추진과정에서 국정철학과 정책이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용산시대의 개막에 발맞춰 용산 일대를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 '역사·문화·소통의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국토공간의 혁신방안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SH공사, 코레일이 함께하는 사업인 만큼 다른 어느 개발사업보다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용산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창출과 철도 안전투자 확대의 구심점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 철도운영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