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정부 공식 사과 선행돼야"
2024-01-29 10:18
"유예 여부 관계없이 '산업안전보건청' 반드시 필요"
홍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가) 핵심을 뺀 채 기존의 대책을 재탕, 삼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흔히 공무원사회에서 '표지갈이'라는 게 있다"며 "제목만 바꾸고 이미 있었던 것들을 끌어 모아서 새로운 것처럼 한다는 말인데 이 정도 수준으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년 전 중대재해처벌법을 유예할 당시 여당 정책위의장이었던 경험을 언급하고 "제가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 쪽에 '당신들 2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틀림없이 2년 후에 연장해달라고 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는데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유예기간 동안 무엇을 할 건지 매우 구체적으로 재정지원까지 포함해야 된다 했다"며 "유예 이후에는 더 이상 유예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 등의 확약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핵심 협상 조건으로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를 언급했다. 홍 원내대표는 "산업안전보건청은 유예 여부와 관계없이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라며 "산업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과 관리감독이다.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이나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은 유사한 법 체계가 있는 나라에는 거의 대부분이 산업안전보건청과 같은 유사한 기관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법안 유예 여부와 관계없이 이 기관은 필요하다는 게 제 신념"이라고 역설했다.
여당이 제시한 '25~30인 미만 사업장 1년 유예' 협상안을 두고는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고용노동부가 사업장을 분류할 때 5인 미만·50인 미만 등으로 분류하는데 20인 미만 사업장을 어떻게 분류할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유예되면 좋겠지만 유예가 안 돼도 우리들은 해나갈 수 있다는 게 현장 얘기"라며 "지나치게 유예해야 한다고 공포 마케팅을 하는 것 자체도 사실은 현장과 동떨어진 여론 조성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