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산 수입비중 30년來 최저…급격히 좁아지는 입지

2024-01-28 15:32
지난해 1~12월 對한국 수입 19% '뚝', 수입국 순위 2위→3위
中수입액 비중, '수교 직후' 1993년 이후 30년만 최저
中경기 둔화·업황 부진까지..."수출 다변화 외 전략 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액 중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3년 이후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미국 등 주요국별 수입액에서도 최대 감소 폭을 보이며 중국 시장 내 입지가 빠르게 좁아지는 형국이다. 
 
中, 지난해 對한국 수입 18.7% 급감···2년째 감소세

28일 아주경제신문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격)의 지난해 12월 수출입 상품 주요국별 총액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2월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금액은 1617억502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7% 급감했다.

이는 중국 해관총서가 분류한 주요 국가·지역 23곳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난해 전체 수입 감소율(-4.6%) 대비 4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대한국 수입은 지난해 1~5월 감소 폭이 크지 않았으나 6월부터 급격히 줄고 있다. 

월별 수입액은 2022년 8월까지 플러스를 유지하다가 같은 해 9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줄곧 내리막이다. 2022년 연간 감소율 -6.5%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요국별 수입액은 대만(1993억4980만 달러)이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1641억620만 달러), 한국, 일본(1604만7540만 달러) 등 순이었다. 2022년에는 대만에 이어 2위였지만 지난해 3위로 한 계단 미끄러졌다. 

중국의 전체 수입액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전년 7.4%보다 1.1%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듬해인 1993년(5.2%)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중국이 한국에 수출한 금액은 1489억867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2% 줄어들었다. 중국의 대한국 통상에서 수입 감소 폭이 수출보다 훨씬 큰데 우리나라로서는 무역적자 심화를 뜻한다. 

전체 수출입 규모로 보면 한국이 3107억3690만 달러로 유럽연합(7829억8670만 달러), 미국(6644억5080만 달러), 일본(3179억9890만 달러)에 이은 4위다.

5위인 홍콩(2882억2560만 달러)이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어 5대 교역국 지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만 보면 중국의 대홍콩 수출입 규모는 301억7200만 달러로 한국(275억6270만 달러)을 웃돈다. 

7위인 호주(2291억9580만 달러)는 오히려 4.1% 급증했다. 중국은 호주와의 무역 갈등을 외교적으로 봉합하고 석탄 등 수입 확대에 나섰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이른 시일 내에 홍콩과 호주가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韓 성장 전략 내 中 역할 새로 고민해야"

중국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수입을 줄인 건 내부 경기 둔화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12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7.4% 증가하며 전월치와 전망치를 모두 하회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까지 주춤해진 것이다. 중국의 내수 부진은 반도체 등 우리 주력 품목의 수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글로벌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중간재인 반도체 주문을 크게 줄였고 그 여파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361억 달러로 전년보다 30.6% 급감했다. 

대중 수출 의존도를 쉽게 낮추긴 어려우나 중국 내 자급력 강화와 경기 변동성 확대 등을 고려하면 수출 다변화 노력이 더욱 시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외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지만 이제는 (중국 경기 상황보다) 반도체 수출 다변화 등 우리나라 성장 전략 내 중국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