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무전공 선발 25%' 속도 조절…올해는 사실상 자율
2024-01-24 21:52
'무전공 선발 25%' 대학 반발 의식해 속도 조절
하반기 사교육 없는 지역·학교 모델도 발굴
하반기 사교육 없는 지역·학교 모델도 발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교육부 주요 정책 추진계획 브리핑을 열어 "올해 (대학들의) 전공 자율 선택 범위는 25%를 목표로 추진하되 이 기준에 미달하는 대학도 준비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정책연구진 시안을 바탕으로 2025 대입에서 전공 배정 방식과 지역, 국·사립대 등 유형에 따라 5∼25% 이상의 학생을 무전공으로 선발해야 재정적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선 일정 비율 이상 무전공 선발이 의무화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2025 대입에서 대학의 무전공 선발 비율과 상관 없이, 학생 전공 선택권 확대 노력을 정성 평가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입시에선 대학 자율에 맡기되 학생 전공 선택권 확대를 위한 노력을 정성평가로 반영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무전공제의) 전면적인 도입보다는 감당할 수 있는 적정 규모를 고민할 수 있게 정성평가 방식을 유지하고, (학생 선택권 확대를) 잘하는 대학에는 가점을 주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 △계열·단과대 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 등 두 가지 유형별로 무전공 비율을 차등화해 제시한 정책연구진 시안과 달리 무전공 유형의 구분 없이 두 유형을 합쳐 25%를 넘기면 된다고 했다.
학생 전공 선택권 확대 노력 등을 반영해 배분되는 올해 대학혁신 지원사업비는 작년보다 9.9% 늘어난 8852억원, 국립대학 육성 사업비는 24.9% 증가한 5722억원 규모다.
교육부가 올해 무전공 비율 확대 의무화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대학 현장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이 부총리는 "자유전공(무전공) 제도에 대해 물러서는 것은 없다"며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되 추진 방식에 있어서 다양성을 존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대학 재정 집행 권한을 중앙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를 내년까지 전국에 도입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시도 내 전담 조직을 설치하기로 했다.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을 글로컬대학은 올해 하반기 10개 내외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에도 올해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올해 3월과 7월 두 차례 지정 예정인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해 모든 연령에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교육 없는 지역·학교' 공모를 추진한다.
교육청, 지자체, 지역대학, 기관 등이 유아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을 위해 구상한 우수 모델을 전폭 지원해 지역·학교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이 발달 단계 때문에 (조기 영어 교육에 대한) 일부 제한이 있었는데 관련 수요가 있었던 것도 현실"이라며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을 더 다양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설 모의고사와 수능·모의평가 문제가 유사하다는 논란이 빚어지지 않도록 사설 모의고사에 대한 기출 문제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내신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신 기출 문제를 학교가 정한 방법 등에 따라 공개하도록 다음 달 중으로 학교생활기록부 훈령 해설과 기재 요령 개정에도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