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서천 화재현장 회동'에 대해 "약속대련을 하려면 얻어낸 게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둘 다 진 게임"이라며 "지금 국민들의 관심사가 김건희 여사 문제로 넘어와 버렸다. 결국은 국민의힘이 가장 크게 진 것"이라고 24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태는 거의 전면전이었고 양측이 상대방의 심장에 칼을 겨눈 상황이었다"며 "한쪽(윤 대통령)은 쫓아내고 싶었지만 병력과 실탄이 없었고 다른 한쪽(한 위원장)은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당정 간 수평적 관계나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할 정도의 배짱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제의 화해 장면에서 2021년 이준석 당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갈등이 겹쳐 보였다"며 "이 대표는 앙금을 다 털어놨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그게 아니었다. 일종의 칼을 갈고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도 봉합이 됐다고 보기가 어렵다"며 "결국 남은 문제는 공천인데, 공천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어 봉합이 쉽게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두고는 "당의 논리인 '김 여사가 오히려 몰카 피해자다'라는 주장에는 '몰카 피해자라는 이유로 뇌물 받은 사람은 처벌을 못하는가'라고 되묻고 싶다"며 "몰카를 가지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한 "일전 YS(김영삼)·DJ(김대중) 대통령이 자녀 문제로 어려웠을 때를 복기해야 한다"며 "그들은 늙은 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 모든 게 제 죄다. 늙은 아비를 봐서 용서를 해 달라'고 국민에게 말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권력자의 불공정한 일로 국민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을 때는 납작 엎드리는 것 외 방법이 없다"면서 "김 여사는 정무적 판단이나 감각이 매우 뛰어나기에 결국 사과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센 방법을 택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사저로 가거나 잠시 외국에 나가 있는다면 국면은 뒤집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김경율 비대위원 마포을 사천(私薦) 논란에 관해서는 "솔직히 우리 당에서 마포을 공천을 탐내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며 "김 위원이 '내가 목숨을 바쳐 이걸 뚫어보겠다'고 하는데 뒤에서 '너 왜 설쳐'라고 욕을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