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서천 화재현장 회동...'갈등설' 이틀 만에 진화
2024-01-23 16:36
한동훈 90도 인사..."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 변함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했다. '자진사퇴 압박설'이 불거진 지 불과 이틀 만에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이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날 공식 외부 일정이 없었다. 새벽에 화재 상황을 보고받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오전 대통령실 참모 회의에서 현장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방문이 결정됐다.
한 위원장 역시 오전에 당 사무처를 순방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히 서천으로 향했다. 한 위원장은 다른 국무위원들처럼 녹색 민방위복을 입고 눈바람이 거센 악천후 속에서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행사를 마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함께 대통령 전용열차를 타고 서울로 복귀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날씨가 안 좋은데 열차 같이 타고 갑시다"라고 제안했고 한 위원장은 "자리 있습니까"라고 묻으며 윤 대통령과 함께 전용열차로 향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고 길게 나눴다"며 "저는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게 변함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두 사람이 서천 화재 현장에서 화해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수 논객' 정규재씨는 "재난 현장을 정치 쇼(show) 장으로 만드는 게 말이 되냐"며 "언제부터 우리 정치가 때와 장소를 이렇게 구분하지 못하나"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