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물가 여전히 높아…긴축 유지하면서 대외여건 점검할 것"

2024-01-11 10:56
11일 통방문 통해 물가 둔화·시장 불확실성 언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11일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고 향후 불확실성 또한 큰 만큼 피벗(통화정책 전환)까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시각이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통방문)을 통해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해 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속 성장과 물가 둔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금통위는 "주요국 물가는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향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와 건설투자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과 동일한 2.1%로 전망된 가운데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의 파급영향, IT경기 개선 정도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12월 기준 3.2%를 기록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8%와 3.2%로 둔화됐으나 향후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연 상승률도 지난 11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주택담보대출 중심 가계대출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증대 이슈도 이날 통방문에 함께 거론됐다.

금통위는 향후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금통위 측은 "통화긴축 기조를 장기간 지속하는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