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제3지대, 탈당 또는 잔류 '헤쳐모여'
2024-01-11 03:00
이원욱·김종민·조응천 민주당 탈당
탈당 예상한 윤영찬은 잔류하기로
이준석 "낙·석 연대 2월까지 지켜볼것"
탈당 예상한 윤영찬은 잔류하기로
이준석 "낙·석 연대 2월까지 지켜볼것"
4월 총선에서 양당 정치를 혁파하려는 제3지대 정치인들이 최근 '헤쳐 모여'를 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과거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과거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정치권 구태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공천과 총선 승리 가능성에 수십 년 쌓아온 정치 신념과 신뢰를 버리고 탈당과 합당 그리고 잔류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이 10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는 이 같은 혼란스러운 3지대 모습이 드러났다.
이원옥·김종민·조응천 의원은 이날 민주당과 결별을 선언했다. 반면 한 배를 탈 것으로 예상했던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 잔류를 선택했다. '낡은 정치' '이재명 사당화'를 외치며 야권의 제3지대를 함께 꿈꿨던 이들이 한순간에 갈라선 것이다.
이들과 갈라선 윤 의원은 본인 SNS에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다"며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뜻밖에 이·김·조 의원의 원칙과 상식에 합류 의사를 밝힌 세력은 보수 출신 정치인이다.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이다. 물론 진보 성향인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도 참여한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의원, 정 전 의원 등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할 거라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진영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개혁신당(가칭)도 민주당에서 탈당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합당을 추진하면서 정책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가 개혁신당 직함을 창당준비위원장으로 하지 않고 정강정책위원장으로 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이 전 총리와 연대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위원장은 "양 대표와는 확실히 합당할 것"이라며 "이 전 총리와 연대하는 것은 2월까지 기다려 볼 생각인데, 윤영찬 의원이 탈당 대열에서 빠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정강 정책에 특수활동비 전면 폐지가 있다는 점도 알아 달라"고 말했다. 기성 정당이 해결하지 못한 법안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정치 전문가들은 이른바 이낙연·이준석 연대(낙준연대) 가능성에 대해 '느슨한 연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위원장과 이 전 총리가 연대했을 때 교섭단체가 되면 성공이고 총선에서 10석만 얻어도 선전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연대에 실패하면 이준석 신당은 많아야 5석, 이낙연 신당도 그 정도 이상 성과를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합당할 가능성은 없다"며 "두 사람의 가치관, 정체성, 추진 방향이 전혀 다르다. 단 지역구 후보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선거 연대를 할 가능성은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