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 野 단독 통과…與, 집단 퇴장
2024-01-09 17:41
대통령 거부권 없을 시 특조위·피해구제심의위 설치
쌍특검법' 의사일정 변경안 상정 시도…부결로 무산
쌍특검법' 의사일정 변경안 상정 시도…부결로 무산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9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재적 의원 177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반대하며 집단으로 퇴장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411회 임시회 4차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으로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상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운영될 전망이다. 피해자 구제와 지원을 위해 국무총리 산하 피해구제심의위원회도 신설된다.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여야 원내대표는 막판 협의에 나섰지만, 위원회 구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냈으나, 본회의에는 민주당의 수정안이 가결됐다.
수정안은 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기존 1년 9개월에서 1년 6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조위 인원은 11명으로 유지하되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관련 단체인 3명, 여권 교섭단체 추천인 4명, 그 외 교섭단체 추천인 4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인지에 대해선 "그 얘기를 할 시기는 아닐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단독으로 통과된 이후에라도 협상한 사례가 있다"며 추후 협상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자리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태원 특별법' 반대 토론을 이어가자 이들은 이 의원을 향해 "반대 토론을 하지 말라"며 고성을 지르며 울부짖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이른바 '쌍특검법' 재표결에 대한 기습 추가 상정 시도도 이뤄졌지만, 무산됐다.
민주당이 이번 본회의에 '쌍특검법'을 재의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태원 특별법' 표결에 앞서 '쌍특검법' 심의를 추가하는 의사 일정 변경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 의사 일정 변경안은 각각 재적 의원 175인, 173인이 각각 반대하며 부결됐다.
김 의장이 의사 일정 변경안 부결을 공표하며 해당 법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심의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회의장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쌍특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밀실 야합까지 하면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권한쟁의심판 운운하며 재표결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어떤 정당성도 명분도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쌍특검은 국민 대다수가 요구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권한쟁의심판 청구,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과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주항공청 설치법은 '한국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을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르면 오는 5월 출범할 우주항공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차관급으로 설치된다.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국토교통부에 흩어져 있던 우주항공 분야 연구개발과 정책 수립 업무 등을 넘겨받는다.
개 식용 금지법은 식용을 위해 개를 기르거나 도살, 유통,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식용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개를 사육·증식·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법안 공포 후 3년 유예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