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에 철강·석유화학 "올해도 감산"

2024-01-08 05:00
포항제철소 올해 1분기 감산체제

길어지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산업계가 올해도 감산체제에 돌입한다.
 
특히 철강·석유화학 업계가 공급과잉·수요감소 등을 이유로 지난해보다 생산계획을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조선업계 역시 수주액이 목표액에 크게 미달한 만큼 올해 수주목표를 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1분기 포항제철소의 목표생산량을 340만t(톤)으로 정했다. 제강부에서 244만t을 생산하고, 스테인리스를 56만t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분기 생산량인 약 380만t과 비교하면 10% 가량 감소한 수치다.
 
포스코 국내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광양제철소는 지난해 하반기 생산차질로 인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만큼 1분기에도 최대 가동을 하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는 증산이 아닌 미달치를 채우는 작업이다. 포스코 전체로 보면 올해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200만t이 줄 것이라는 게 포스코 관계자의 설명이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도 전체 생산량을 2022년 대비 200만t을 줄이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로써 포스코는 생산량을 3년 연속 하향조정했다.
 
포스코의 국내 조강 생산 점유율은 56% 수준으로 포스코가 10% 감산체제에 돌입하는 것만으로도 국내 전체 조강생산량은 5.6% 정도가 감소하게 된다. 
 
현대제철 역시 국내 수요감소에 따라 올해 감산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동국제강도 신평공장 일반형강 생산 기능으로 포항공장으로 일원화시키는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체 조강생산량도 10%가량 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감산기조는 철강업계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 전통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효성,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 역시 나프타 분해 공정(NCC)의 급격한 수익성 감소로 일부 제품을 제외한 전체적인 감산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t당 240달러를 넘어섰던 NCC 마진은 연말 들어 2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밖에 에틸렌, 합성고무 등 국내 석유화학기업 주력 제품들의 수익성도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했다. 중국의 공급과잉이 원인으로 분석된 만큼 국내 기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에틸렌 등의 생산량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에서는 국내 조선3사(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중 HD현대를 제외한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지난해 수주목표치에 크게 미달한 만큼 올해 수주목표는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지난해 수주 목표 달성률은 각각 71.6%, 57.3% 수준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고부가치선박을 중심으로 수주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종에서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린 탓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항제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