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넥슨코리아(넥슨)이 자사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내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조작했다며 116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넥슨은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일부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향후 이의신청, 나아가 소송전을 예고했다.

넥슨은 3일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넥슨은 "이번 공정위의 발표로 이용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 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로 현재 서비스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넥슨은 또 "이번 사안은 2021년 3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의 강화형 아이템인 '큐브' 확률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면서 시작된 것이고,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는 국내 외에 선례가 없다"며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큐브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공개하면서 자발적으로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넥슨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넥슨이 2010년, 2011년, 2013년, 2016년에 메이플스토리 큐브의 확률 조정 후 고지를 하지 않은 부분 등이 현행 전자상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봤다. 넥슨의 이 같은 행위가 2021년 3월 알려지면서 공정위는 그 해 4월과 이듬해 6월 두 차례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당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날 과징금 처분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법을 위반한 시기를 2021년 3월까지로 봤지만 넥슨의 입장은 다르다. 마지막으로 큐브형 아이템의 확률 변경 후 미고지한 2016년 1월을 기준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넥슨은 "공정위에서 문제로 지적한 2010년~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였고, 공정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법적 의무와 사례가 없었던 시기의 사안에 대해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향후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넥슨은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저희의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넥슨은 또 이번 결정이 한국의 게임 산업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는 전 세계 110개 국가에서 누적회원 수 약 1억9000만명이 20년간 즐겨 온 대표적 K-게임으로 공정위의 소급처분은 한국의 게임 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사가 입을 피해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짚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넥슨은 이번 공정위 결정에 참고인으로 참여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의견도 인용했다. 황 교수는 "법적으로나 자율규제상으로 확률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에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기업이 확률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과거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위법행위로 처분을 내린 것은 '과잉금지원칙 내지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24년 3월부터 게임산업법에 따라 반드시 확률을 공개해야 하는 게임사들에게는 잠재적인 법적 리스크를 야기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마지막으로 "넥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게 게임의 확률 정보를 공개했다"며 "특히 2021년 12월에는 확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이용자가 직접 검증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하는 등 전 세계 어떤 게임사보다 빠르게 앞장서서 신뢰할 수 있는 게임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