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개표 시 사람이 하나하나 검표한다…사전투표함 실시간 영상도 공개

2023-12-27 21:18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진행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모의 개표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모의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 개표 과정에 사람이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가 도입된다. 사전·우편투표함 보관장소를 실시간 촬영하는 화면을 24시간 공개하고 사전투표용지에 인쇄된 일련번호 형태가 QR코드에서 바코드 형태로 바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선 투명성·신뢰성 제고를 위한 개선안’을 27일 발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대부분 부정선거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선거 때마다 반복돼 국민통합을 저해했다”며 “의혹 제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선거 과정 전반에 걸쳐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방안을 검토해 이번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선안에서는 투표지를 개표사무원이 일일이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도입하는 게 가장 관심을 끈다. 현행 개표 절차에서는 전자 개표기를 거친 투표지를 심사계수기에 넣어 개표사무원이 육안으로 확인한다. 심사계수기에서 한 장씩 떨어지는 투표용지가 제대로 분류됐는지, 정상적인 용지인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심사계수기 분류 속도가 빠른 탓에 정확한 참관이 이뤄지기 어렵고 투표지 분류기를 통한 개표 조작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선관위는 전자 개표기 분류 절차와 심사계수기의 검표 절차 사이에 사람이 직접 손으로 검표하는 절차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선거 결과 발표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존 개표방식도 개표 과정에 물리적으로 사람이 투입되기 때문에 전자개표가 아닌 수개표 방식”이라며 “이번에 추가된 절차는 수검표”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투표지 분류기에 인가된 보안 USB만을 인식할 수 있는 매체 제어 프로그램을 적용해 해킹·무선통신 시도를 차단한다. 아울러 사전투표용지에 표시되는 일련번호를 QR코드 형태에서 막대기 바코드 형태로 변경한다.

이 밖에 사전투표선거인 신분증 이미지를 선거일 후 30일까지 연장 보관하고 투표지 이미지는 해당 선거로 선출된 공직자들의 임기 만료 시까지 원본을 보존할 방침이다. 이를 활용해 부정선거 의혹와 선거 관련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사전투표용지에 투표관리관 직인을 인쇄가 아니라 직접 날인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최종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 대기시간 증가와 그에 따른 혼란, 관리인력 증가에 따른 투표소 변경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