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영 "호오 갈린 '스위트홈2', 다음 시즌 가기 위한 빌드업"
2023-12-18 00:01
지난 2020년 공개된 시즌1이 갑작스러운 괴물화 사태와 입주민들의 분투를 담아냈다면 시즌2는 생존자들 간의 갈등과 괴물화 사태의 진실을 좇는 내용을 그려냈다. '스위트홈'은 '집' 밖으로 나선 인물들과 집단 간 갈등 그리고 은폐된 진실 추적에 초점을 맞추었고 시청자들을 자연스레 또 다른 이야기로 이끌었다.
이같은 세계관의 확장에는 새로운 등장인물 '찬영'이 있었다. 생존자를 이송하는 임무를 맡은 이병으로 그린홈 주민들을 구하고 그들과 스타디움에서 생활하며 감정적 교류를 하는 캐릭터다.
스스로를 "'스위트홈'의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한 배우 진영은 새로운 캐릭터 '찬영'을 시나브로, 자연스레 '스위트홈'에 녹여냈다.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물들인 그는 '스위트홈'이라는 거대한 세계관의 연결고리로 존재한다.
"'찬영'이 새로운 인물이기 때문에 걱정이 컸어요. 시청자분들께서 '아, 새로운 인물이라서 불편하다' '이질감이 느껴진다'고 느껴진다면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실패한 거잖아요. 새로운 인물이기 때문에 뭘 보여줘야 한다고 조급해하기보다는 자연스레 녹아들자고 생각하고 접근하게 된 거예요."
앞서 말한 대로 진영은 '스위트홈'의 열렬한 팬이다. 시즌1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는 그는 시즌2 캐스팅 제안을 바로 수락했다.
"처음에는 부담도 없었어요. 새로운 시즌, 캐릭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좋다' '정말 좋다'고 환호했죠. '이건 무조건 해야 해'라고 생각했었죠."
"극 중 잠실 야구경기장이 무너지는 장면이 있어요. 저는 당연히 그 장면이 CG로 이뤄질 거로 생각했어요. '그린매트에서 찍겠구나' 생각했는데 문경 세트장에서 (촬영이) 이뤄지더라고요. 거대한 세트장에 무너진 잠실 경기장이 구현된 걸 보고 갑자기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압도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무조건 잘해야 해' 그랬죠."
이응복 감독은 배우 진영에게서 '찬영'의 모습을 발견했고, 촬영에 임하며 더욱 그의 모습을 반영시키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제 실제 모습을 '찬영'에 반영해 준 것 같아요. 촬영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인적으로 느끼신 점들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인터뷰하시면서 저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더라고요. '찬영'에게 제 모습을 많이 녹여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죠."
'스위트홈' 마니아인 데다가, 실제 자기 모습이 반영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였다. 그는 '찬영'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샅샅이 톺아보며 캐릭터를 빌드업시켰다.
"저는 '찬영'을 심오하게 해석했어요. 전직 야구선수 출신인 '찬영'이는 과물화 사태가 터진 뒤 자발적으로 입대했잖아요. (캐릭터의) 시작점부터 올곧은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명이라도 살릴 수 있을 때 살려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친구죠. 그게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준일' 어머니를 구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상사의 지시를 거부하면서까지 그를 구하려는 모습을 보고 캐릭터의 중심을 잡을 수 있었어요."
진영은 '찬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외적인 모습을 채워나갔다.
"몸을 만들 때는 두 가지 형태가 있어요. 살도 같이 찌워서 덩치를 크게 키우는 방법과, 근육만 만드는 방법이죠. 그런데 첫 번째의 경우는 괴물화 사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힘들고 고된 상황 속에 살도 통통하게 오른 모습이라면……. 하하하. '찬영'은 운동선수 출신이니까 그런 모습들이 드러날 수 있도록 외형을 가꾸었죠. 그런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야구 선수 출신이라는 설정은 '찬영'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점으로 작용했다. 진영은 스쳐 지나가는 작은 장면이라도 '찬영'이 진짜 인물처럼 느껴지길 바랐고 캐릭터를 빈틈없이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총 잡는 법, 칼 쓰는 법, 야구공 던지는 법까지 세세하게 익혔어요. 문득문득 드러나는 장면에서도 '자연스러움'이 느껴지기를 바랐거든요. 체력적인 부분도 힘 있게 느껴지길 바라서 계속해서 단련했고요."
이야기를 나누며 '찬영'에게 너무 많은 설정이 부여되어 힘들지는 않았을까 궁금했다. 군인으로서, 전직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가지는 능숙함을 익히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감독님이 원망스럽지는 않았느냐"고 농담을 건네자, 진영은 "오히려 좋았다"며 눈을 반짝였다.
"사실 제가 욕심이 많은 편이거든요. '찬영'을 정말 멋지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군인인데, 전직 야구선수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야구공을 던지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을까? 기대도 했었어요. 오히려 '뭔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어요. 하하하. 준비할 때는 힘들지만 캐릭터가 잘 나오면 정말 기분 좋잖아요."
'스위트홈'은 총 3개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시즌1은 지난 2020년, 시즌2는 지난 12월 공개되었고 시즌3은 내년 여름을 목표로 한다. 시즌1이 신선한 소재와 세계관을 소개해 왔다면 시즌2는 깊이 있는 이야기로 가기 위한 포석이었다. 시즌1에 비해 호오가 갈린 이유기도 했다.
"시청자분들께서 '평가'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기분 나쁘거나, 슬프지 않고요. 그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해석은 모두 다른 거니까요. 다만 시즌3까지 만드는 데는 이유가 있으니까, 시즌3으로 가기 위한 빌드업이라고 여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시즌3까지 모두 한 작품인 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봐주신다면 2를 조금 더 이해해 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진영은 '스위트홈'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찬영'과 '은유'의 관계성부터 과물화의 비밀까지 차근차근 풀어갈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찬영'으로서 말씀드리면 좋은 장면들이 시즌3에 많거든요. '찬영'과 '은유'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만족하실만한 모습들을 보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또 시즌2가 빌드업 해놓은 이야기들이 시즌3에서 매듭지어지니까 긴 시간 갈증을 느끼셨던 부분들을 해소하실 거라고 봅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