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박사' 강동원 "데뷔 20주년? 더 많은 작품으로 40대 채우길"
2023-10-21 00:00
자칫 우스워질 수 있는 설정도 멋들어지게 표현하는 힘. 배우 강동원만의 무기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이하 '천박사')도 그러하다.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을 담아낸 이 작품은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판타지적인 요소를 녹여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주었다. 강동원은 영화 '천박사'로 판타지를 체화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나리오가 정말 신선하고 재밌었어요. 계속해서 보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처음 시나리오와는 달라진 점이 많았다. 강동원은 초기부터 마지막까지 작품에 참여하며 이야기를 함께 꾸려나갔다.
"처음에는 액션이 조금 더 많았어요. 카체이싱 액션도 많았죠. 공들여야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합리적으로 조금씩 줄여나갔어요.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카체이싱이 아니니까요. 액션 등을 줄이고 콤팩트하게 만들면서 감정은 붙여나갔어요."
이 과정에서 영화 제목도 바뀌었다. 애초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하여 영화 가제도 '빙의'였으나 영화의 톤을 살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천박사'로 변경했다.
강동원은 언제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작품만 재밌으면 신인 감독, 제작진이어도 함께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작품에 임해왔다고 말했다.
"신인 감독님이라고 해서 (작품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요. '재미'만 있으면 돼요. 기승전결이 좋든, 만듦새가 좋든…. 그게 어떤 '재미'든 괜찮아요. '천박사'처럼 이 영화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어떻게든 참여하고 싶어지는 거죠."
경쾌한 영화 톤으로 그의 전작 '전우치'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강동원은 "'전우치' 느낌이 나도 좋을 거라고 보았다"며 오히려 너무 멀지 않도록 완급조절을 했다고 설명했다.
"'천박사'가 이미 '전우치'의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걸 완벽히 피해갈 수는 없었어요. 너무 새로워도, 너무 '전우치'스러워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 안에서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했죠."
강동원은 코미디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현장에서도 많이 웃고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코미디 장르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특히 이번에는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니까 정말 재밌더라고요. 심각한 신을 찍을 때는 조용한 분위기지만 코미디 장면을 찍을 때는 다들 시끌벅적해요. 즐겁게 찍으니까 저도 참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덜 힘든 것 같고요. 아! 웃음을 참는 게 오히려 좀 힘든가. 하하."
각색 과정에서 액션과 카체이싱 장면이 많이 줄었다지만, 영화 '천박사' 속에는 허준호와 강동원의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사람은 차진 액션 호흡으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번 작품은 제가 최대한 맞고 잘 굴러다녀야 재밌을 거로 생각했어요. 계속 맞다가 반격하는 식이죠. 관객들이 내가 맞는 걸 보고 좋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허준호 선배님께서 워낙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시잖아요. 제가 선배님보다 힘이 약하니까. 하하하. 볼 때 잘 나오겠다는 생각?"
강동원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다양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는 '더 나이 먹으면 액션 연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흐르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지겠다고요.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생각을 뒤집었어요. 제 나이에 맞는 액션도 할 수 있겠죠. '아저씨' 같은 역할도 할 수 있을 거 같고요."
어느새 데뷔 20주년을 맞은 강동원. 그는 배우로서의 욕심을 드러내며 "앞으로도 열심히 채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데뷔 20주년이라고 하는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나 싶다가도 복기하면 많은 일이 있었고 힘든 일도 많았고 굉장히 힘들게 왔다는 생각도 든다. 물리적인 시간으로 본다면 정말 빨리 지나온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남겨두고 싶다. 글로벌 프로젝트도 많이 하고 싶고. 40대는 더 열심히 채워가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