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모두 어려운 '불수능'···전 과목 만점자 1명

2023-12-08 04:00
표점수석 449점···만점자 435점과 14점 격차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배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수학·영어영역 모두 어려웠던 '불수능'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영역 만점자는 1명뿐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6일 치른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 표준점수)을 보면 국어 난도가 지난해 수능보다 크게 높아졌다.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지난해 수능(134점)보다 16점 상승했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웠는지 쉬웠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시험이 쉬우면 내려간다.

2019학년도 수능(150점)과 함께 역대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가운데 가장 높다.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구분점수(등급 컷)도 133점으로 지난해(126점)보다 7점 상승했다. 만점자 수는 지난해 371명에서 64명으로 크게 줄었다.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지난해(145점)보다 3점 올랐다. 2020년 149점 이후 가장 어려웠다. 만점자는 612명으로 지난해 수능(934명) 대비 3분의 2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1등급 구분점수는 133점으로 지난해 수능과 같았다.

올해는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학보다 2점 높게 형성됐다. 지난해 최고점은 국어 134점, 수학 145점이었지만 올해는 국어 150점, 수학 148점이다. 수학도 어려웠지만 국어가 더 어려웠다는 의미다.

영어영역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4.71%(2만843명)였다. 가장 어렵게 출제된 2019학년도 5.30% 기록을 깼다.

탐구영역 1등급 구분점수는 사회탐구 63∼68점, 과학탐구 65∼71점, 직업탐구 64∼70점 등이었다. 난도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선택과목별로 1등급 구분점수 차이는 사탐 5점, 과탐 6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각각 2점씩 더 벌어졌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영역 1등급 비율은 18.81%(8만3674명)로 전년(28.88%) 대비 1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2022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원점수 45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아랍어Ⅰ은 1.65%인 데 비해 중국어Ⅰ은 14.66%로 격차가 컸다.

전 영역 만점자는 졸업생 단 1명에 그쳤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는 3명이었다.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2021학년도 6명이었으며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린 2022학년도에 1명이었다. 

올해 수능에서 과탐 한 문제를 틀렸지만 만점자보다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은 학생도 확인됐다. 과탐에서 표점 최고점이 높은 화학Ⅱ, 생명과학Ⅱ를 택했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로는 국수탐(2과목) 합산 449점을 기록해 수능 만점자보다 14점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학생은 정시로 서울대 의예과에 지원할 것으로 확인됐다. 만점자가 과탐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연세대 의예과에 지원하는 점과 대비된다. 

수능은 과목마다 응시 인원과 평균이 다른 만큼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만점자 사이에서도 표준점수 격차가 나타날 뿐 아니라 만점이 아닌 학생들 표준점수가 더 높은 사례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수능에는 44만4870명이 응시했다. 응시생 가운데는 재학생이 64.6%, 졸업생 등은 35.4%였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8일 교부된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국어와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전년 11점에서 2점으로 감소해 상대적으로 특정 영역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력은 완화됐다"며 "이번 수능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충분한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