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자의 食슐랭] 치솟은 케이크 물가에...크리스마스 앞두고 저가 브랜드 뜬다

2023-12-07 12:00
케이크 물가, 4년 만에 25.4% ↑...올 10월에도 8.3% 상승
세븐일레븐, 엠즈베이커스와 손잡고 6900원짜리 케이크 선봬
신세계푸드도 9980원 케이크 출시...고객 주문 문의 빗발쳐

6900원짜리 산리오캐릭터즈 미니 케이크 제품과 연말 시즌 상품들. [사진=세븐일레븐]
연말이 다가오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전 예약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고물가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유명 브랜드 대신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케이크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 채널부터, 프랜차이즈 업계, 식품업계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전'에 참전해 경쟁이 한창이다. 연말 특수를 노린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하자 1만원 미만 가격대의 케이크로 승부수를 띄운 업체도 생겨났다. 심지어 6900원짜리 케이크까지 등장해 화제다. 
 
6900원대 산리오 케이크 등장...편의점 승부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케이크류 소비자 물가는 123.3으로 2019년(98.3) 대비 2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3.3%인 것과 비교할 때 2배 높은 수준이다. 

치솟은 케이크 물가에 유통업계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성비로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업체는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은 매일유업의 디저트 전문 회사인 엠즈베이커스와 손잡고 6900원짜리 산리오캐릭터즈 미니 케이크 2종을 출시했다. 이는 크리스마스나 연말을 겨냥해 선보인 케이크 가운데 최저가다. 특히 편의점의 주 고객층이 젊은 층인 점을 고려해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를 겨냥해 산리오캐릭터즈를 활용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해당 케이크는 7일(내일)까지 사전 예약한 뒤 이달 22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은 세븐일레븐 온라인 카탈로그나 매장에 비치된 리플렛을 통해 가능하다. 
 
신세계푸드가 크리스마스 앞두고 선보인 케이크 제품들.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9000원대 케이크를 앞세워 '알뜰 소비족(族)'을 적극 공략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와 같이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꽃카' 캐릭터를 활용한 9980원짜리 '즐거운 꽃카 케이크(꽃카 케이크)'를 지난 4일 출시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선보인 9980원짜리 '빵빵덕' 캐릭터 케이크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올해도 가성비 케이크로 소비자 발길 잡기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푸드는 고물가, 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자 크리스마스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홈 파티를 준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신세계푸드가 9980원에 선보인 '빵빵덕' 케이크는 출시 3주 만에 1만5000개가 팔리며 이른바 '대박'을 터트렸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신세계푸드 전체 케이크 판매량의 3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케이크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영아의 숲'과 컬래버레이션(협업)으로 탄생한 제품이다. 꽃카 케이크는 부드러운 시트 위에 딸기잼 과 생크림을 겹겹이 쌓아 떠 먹을 수 있게 만든 케이크로, 스노우볼 형태의 밀폐용기를 활용한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했다. 냉장 보관 시에도 케이크의 수분을 보존해 신선한 상태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꽃카 케이크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현재 케이크를 판매하는 매장에서는 사전 주문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꽃카 케이크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현재 꽃카 케이크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다"면서 "현재 꽃카 케이크 주문 문의도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고물가 여파에 따라 가성비 케이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의 '2023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 [사진=파리바게뜨]
◆'라이벌' 파리바게뜨 vs 뚜레쥬르도 케이크 대전 눈길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돈다. 라이벌인 SPC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연말 특수를 겨냥해 케이크 신제품을 출시하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22일 크리스마스 케이크 신제품 '윈터베리 타르트' 등 13종을 공개하고 오는 19일까지 사전 예약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올해 가장 큰 특징은 프리미엄 디자인 케이크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경감한 점이다. 지난해 파리바게뜨가 내놓은 프리미엄 케이크 판매 가격은 최대 4만9000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대부분 3만원 가격대로 책정했으며, 2만원대 가성비 제품들도 새롭게 출시해 승부수를 띄웠다.

대표적인 제품은 △윈터베리 타르트(3만9000원) △홀리데이 오너먼트(3만9000원) △트윙클 위싱트리(3만7000원) △해피메리 스노우맨·해피메리 루돌프 등 해피메리 시리즈(2만5000원) 등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우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계속 이어지며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지만 베이커리 대표 기업으로서 누구나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도록 가성비 케이크 등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윈터베리 타르트는 눈 쌓인 크리스마스 트리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에 부드러운 생크림과 딸기로 구성됐다. 홀리데이 오너먼트는 빨간색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모양으로 꾸몄으며, 트윙클 위싱트리는 녹차 생크림을 곁들인 트리 모양이 특징이다.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는 오는 19일까지 파리바게뜨 자체 애플리케이션인 파바 앱을 비롯해 해피오더, 배달의민족, 요기요, 땡겨요를 통해 채널별로 20~30% 할인된 가격으로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뚜레쥬르가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제품들. [사진=뚜레쥬르]

뚜레쥬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의 협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위글위글은 화려한 색감과 귀여운 디자인으로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끄는 브랜드로, 케이크에 디자인과 재미 요소를 한층 더했다.

이번에 선보인 케이크는 한정 제품 총 18종으로 구성됐으며, 판매 가격은 2만~4만원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4만원 프리미엄 케이크인 '위글베어 볼'은 하얀 눈이 내린 달콤한 초코 케이크 위 위글베어 산타 스노우볼을 올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위글베어 산타는 트리 오너먼트나 키링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소장 가치를 더욱 높였다.

가성비 케이크로는 '두둥! 스노우맨(2만8000원)', '빼꼼! 루돌프(2만6000원)' 등이 있다. 이달 19일까지 뚜레쥬르 앱에서 사전 예약으로 구매한 고객에게는 위글위글 컬래버 케이크, 굿즈, 파티용품 등 25종을 최대 6000원(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더현대 서울 'H빌리지'에서 직원들이 ‘베즐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백화점·마트도 경쟁에 가세...할인 혜택으로 중무장
현대백화점은 전국 베즐리 매장에서 현대그린푸드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4종에 대한 사전 예약 행사를 진행 중이다. 행사 기간은 오는 17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20%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하며, 오는 8일부터 현대백화점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 온라인 사전 예약한 고객에게는 10% 추가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추가 할인 혜택까지 받을 경우 할인율이 총 30%에 달한다. 사전 예약한 케이크는 오는 21~25일까지 전국 12개 베즐리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숲속 마을·눈사람·산타·트리 등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오브제를 형상화했다. 대표 제품은 △눈 내리는 마을 케이크 △화이트트리 케이크 △눈사람 케이크 등이다. 통나무 케이크의 경우 더현대닷컴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구매 가능하다. 판매 가격은 할인 혜택을 적용해 3만4500원대다.

홈플러스 역시 '케이크 대전'에 참전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14일까지 사전 예약한 회원에 한해 1만원대에 케이크를 판매한다. 평소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김진숙 홈플러스 베이커리상품기획팀 부장은 "직영 공장에서 케이크 재료를 반죽한 뒤 각 점포에 보내는 방식으로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