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유임...정준호 대표 승진설 무게
2023-12-05 10:02
6일 롯데지주 이사회 열고 '2024 임원인사' 확정...전날 일부 퇴임자에 공지
신동빈 회장·김상현 부회장과 부산 오카도 물류센터 함께 방문…건재함 과시
신동빈 회장·김상현 부회장과 부산 오카도 물류센터 함께 방문…건재함 과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김상현·정준호호(號)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은 유임이 확정됐고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부사장)는 사장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적 부진으로 주요 임원들이 줄줄이 짐을 쌀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인사다.
롯데그룹은 6일 롯데지주 이사회를 시작으로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발표한다. 통상 기업들은 임원 인사가 나기 1~2일 전에 퇴임 임원들에게 통보한다.
김상현 부회장은 2021년 말 롯데쇼핑 부회장으로 선임된 후 내년에도 유통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김 부회장은 2021년 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순혈주의를 깨고 영입한 대표적인 '비(非)롯데맨'이다. 롯데쇼핑 대표 자리에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은 42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기존 방식으론 현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신 회장의 절박함이 묻어난 인사였던 셈이다.
롯데쇼핑 매출액은 김 부회장이 선임된 2021년 말 기준 15조5736억원(연결기준)에서 지난해 15조476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올해는 15조원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조92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5% 감소했다.
김 부회장 유임은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진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영업이익은 증가 추세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에 성공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9월 'CEO IR 데이'를 열고 2026년까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김 부회장은 '그로서리 1번지' 전략을 내세우며 영국 리테일 기업 '오카도(Ocado)'와 손잡고 최첨단 물류센터 설립을 추진해 왔다.
이날 열린 롯데쇼핑 오카도 물류센터 착공식에는 신 회장과 김 부회장이 함께 참석했다.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임에 성공했다. 게다가 이번에 사장 승진 명단에 오르며 신 회장에게 신임을 얻었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는 롯데백화점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정 대표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에 매출액 3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도 42.9% 크게 늘며 4980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수장 취임 후부터 꾸준히 고급화를 앞새워 잠실점과 강남점 리뉴얼을 주도해 콘텐츠를 강화한 게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롯데지주 관계자는 "인사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면서 "퇴임 대상자들에게 공지가 갔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