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생애 60%가 적자 인생...43세 최대 흑자, 61세부터 다시 마이너스

2023-11-28 12:00
통계청, 2021년 국민이전계정 발표
최대 적자는 17세, 교육 소비 큰 탓
전국민 소득 대비 소비 109조 적자

2021년 국민이전계정 [자료=통계청]
한국인들은 평균 27세부터 소득이 소비보다 많아지는 '흑자의 삶'을 살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3세에 가장 큰 흑자를 기록한 뒤 점차 줄어들어 은퇴 이후 연령인 61세부터는 다시 적자로 돌아선다.  

흑자가 유지되는 기간은 34년으로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2021년 기준)이 83.6세인 점을 감안하면 생애의 60% 정도에 걸쳐 적자 인생을 사는 셈이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평균적으로 26세까지 경제적으로 적자를 보다가 27세부터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 구간에 진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이전계정은 생애 기간 노동소득과 소비의 차이로 발생하는 적자와 흑자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다.

1인당 적자는 17세 때 3527만원으로 생애 주기 중 가장 컸다. 이 연령은 교육 소비 규모가 큰 데 비해 노동소득이 없어 적자가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적자 규모는 연령이 오를수록 감소해 27세부터는 흑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졸업자 등이 본격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시기와 맞물린다.

흑자 규모는 43세에 최고점(1792만원)을 찍고 61세부터 은퇴 등 영향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선다. 적자 재진입 연령은 지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61세로 동일했다.

다만 적자 구간으로 재진입하는 연령은 갈수록 늦어지는 추세다. 2010년에는 56세였다가 10년 새 5년 정도 늦춰졌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동자의 은퇴 연령이 높아진 데다 생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독거 노인들이 많아진 영향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2021년 전 국민의 노동소득은 1040조원, 소비는 1148조8000억원으로 108조8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노동소득과 소비는 전년 대비 각각 5.7%와 6.2% 늘어났다. 적자 규모도 11.6% 확대됐다. 소비 항목 중 공공소비(국가나 공공단체의 경제 활동에 쓰이는 지출 행위)는 전년 대비 7.9% 증가했고 민간소비 역시 5.4% 늘었다. 

연령별 생애 주기 적자 현황을 살펴보면 노동 연령층(15~64세)은 179조7000억원 흑자를 기록한 반면 유년층(0~14세)과 노년층(65세 이상)은 각각 151조8000억원과 136조7000억원 적자가 발생했다. 

생애주기별로 발생한 적자부분은 이전과 자산재배분을 통해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연령층에서 순유출된 275조4000억원은 유년층과 노년층으로 각각 152조4000억원, 118조6000억원씩 이전됐다. 자산을 매개로 한 자산재배분은 유년층에서 6000억원 순유출, 노동연령층(95조7000억원)과 노년층(18조2000억원)은 순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