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가계부] 잡힐 듯 안 잡히는 물가…일일 가격 점검 나선 장차관들
2023-11-23 18:00
배추·소금·고등어·라면 등 가격 직접 챙겨
밥상물가 여전히 높아, 美·유럽은 하락세
고물가 장기화에 내수 회복세 둔화 우려
밥상물가 여전히 높아, 美·유럽은 하락세
고물가 장기화에 내수 회복세 둔화 우려
3분기 들어서도 가계 소비지출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정부가 '물가 잡기' 총력전을 선언했다. 품목별 물가관리담당관은 물론 부처별 장차관까지 주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해 물가 점검에 나섰다.
다만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가계 소득 여건도 악화하고 있어 내수 회복세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유관 부처 장차관은 수시로 현장을 찾아 소관 품목별 가격 동향을 살피고 있다.
해수부도 최근 박성훈 해수부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하는 '물가안정대응반'을 구성해 천일염과 고등어·명태 등 대중성 어종 물가를 일일 모니터링하고 있고 농식품부는 라면과 빵, 우유, 과자, 커피, 설탕, 아이스크림 등 7개 주요 식품을 대상으로 전담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산지 작황 회복세와 정부 비축물량 방출 등 조치로 배추·무 등 김장 주재료 수급은 원활해진 상황이다. 지난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를 보면 배추 20포기 기준 김장비용은 19만1000원으로 지난해 11월 중순(21만6358원) 대비 11.7% 낮았다. 지난 6일 조사 때 22만원(21만8425원)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12.6% 하락한 것이다. 천일염 가격도 전년 평균 가격 이하로 떨어졌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은 국민이 체감하는 밥상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식 물가도 6.4% 올랐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7.7%)보다 1%포인트 넘게 떨어졌지만 1994년(6.8%)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10월 들어 물가가 다시 둔화할 것이란 정부의 '물가 안정론'이 무색하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전월(3.74%)보다 오히려 더 올랐다. 반면 미국과 유럽 국가 물가 상승률은 하락세가 완연해 정부를 더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국제 유가 등 물가를 자극할 변수들이 계속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