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형제' 73년 만에 대전현충원에 나란히 잠들다

2023-11-23 16:14
'호국의 형제 5호' 고 최상락 하사·최임락 일병, 대전현충원 안장

6·25전쟁에 함께 참전해 싸우다 전사한 ‘호국의 형제’ 고(故) 최상락(형) 하사와 고 최임락(동생) 일병의 형제 묘역이 국립대전현충원 내에 조성돼 있다. 국립현충원 내 6·25전쟁 전사자 형제 묘역이 조성된 건 이번이 5번째다.[사진=국방부]

6·25전쟁에 함께 참전해 적군과 싸우다 전사한 ‘호국의 형제’ 고(故) 최상락(형) 하사·최임락(동생) 일병이 73년 만에 넋으로 만나 국립대전현충원에 나란히 잠들었다.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유가족, 국방부 인사기획관, 군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상락 하사와 최임락 일병의 안장식을 엄수했다.
 
국립현충원 내 6·25전쟁 전사자 형제 묘역을 조성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번에 조성된 호국의 형제 묘비 앞에 고인들의 동생이 쓴 추모글과 전투 경로 등이 새겨진 추모석을 설치했다.
 
형인 최상락 하사는 울산 울주군에서 6남 2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나 실질적인 장남 역할을 했다. 1949년 2월 제5연대에 자진 입대했고, 6·25전쟁이 발발하자 국군 제3사단 제23연대 소속으로 낙동강 방어 전선으로 이동, ‘울진-영해전투’에 참전, 북한군 제5사단과 격전을 펼친 ‘영덕-포항전투’ 중이던 1950년 8월, 21세의 꽃다운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셋째인 동생 최임락 일병은 전쟁이 발발하자 형의 뒤를 따라 1950년 8월, 부산에서 입대 후 미 제7사단 카투사로 배치돼 일본 요코하마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 이후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해 인천과 서울 등을 수복하고 북진 작전에 합류, 함경남도 이원항에 상륙해 ‘장진호 전투’에 참전 중이던 1950년 12월, 19세의 젊은 나이에 전사했다. 
 
최임락 일병은 긴 세월 북한지역에 잠들어 있다가 1995년 미국 하와이에 있는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에 인계됐다. 한·미 양국의 끈질긴 노력으로 신원이 확인됐고, 올해 7월 현역 군인인 조카 최호종 해군 상사의 품에 안겨 공군특별기(KC-330)를 타고 F-35A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고국으로 돌아왔다.
 
박 총장은 “73년의 긴 세월을 이겨내고 두 분 호국의 형제님을 함께 모셔 넋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를 갖게 되었다”며 “선배님들의 핏값으로 오늘도 태극기가 창공에 휘날릴 수 있으며,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속의 선진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만큼, 선배님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확고한 대적관으로 무장하고 매 순간 이기는 것이 습관이 되는 ‘자랑스러운 육군, 승리하는 육군’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