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휴전 기간 연장될까...美, 이란 등 휴전 기한으로 이스라엘 압박

2023-11-23 11:34
인도적 지원 위해서 휴전 기한 늘려야 한다는 주장


 
배급받은 식수 옮기는 가자지구 어린이 [사진=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 석방과 함께 나흘간 휴전하는 방안이 확정된 가운데 각국 정부와 세계 여론이 휴전 기간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여론은 인도적 지원을 위해 휴전 기한을 늘려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인질 50명을 석방하는 합의가 타결됐다"며 "이번 합의는 양측의 교전 중단과 가자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엑스 계정에 동영상도 함께 게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해당 동영상에서 "하루 정도 지나면 그들(인질)이 가족과 재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상으로 전투가 나흘간 중단되는데 이는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두고 보자"며 휴전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임시 휴전에 합의 소식이 전해졌다. 하마스는 인질 5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그 대가로 나흘간 휴전과 함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확대하기로 양측은 합의했다. 

미국 외에도 각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환영했다. 유럽의회는 임시 휴전과 인질 석방 합의를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중국 외교부는 "인도적 위기를 완화하고 갈등 완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입장늘 표명했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 정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나흘의 휴전기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쟁 규모가 축소되고 인도적 지원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휴전기한이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레바논 방송 '알 미야딘'에 출연해 휴전이 연장되지 않으면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단체들도 인도적 위기를 극복하기에 휴전기한이 짧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의료 구호단체 '세계의 의사들'의 조엘 웨일러는 이번 합의로 의약품을 들여올 수 있게 됐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환자들을 치료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은 인도적 지원이 아니다. 4일은 의미가 없다"면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인도적 구호 활동만 해도 4주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사무소장인 제이슨 리도 "이번 휴전 합의가 올바른 방향이며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완전한 휴전을 대신할 수 없다"면서 "가자지구에 지금 필요한 것은 작전상, 안전상 관점에서의 휴전"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가자지구내 물, 식량, 약, 연료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OCHA는 가자지구 주민을 구호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비용이 12억 달러(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휴전기한이 연장될 경우 전쟁의 동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커, 이를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은 "휴전 기한이 길어지면 이스라엘은 세계 여론의 압박에 전쟁을 재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더 많은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는 국내 정치의 압력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직 석방되지 못한 인질 가족들이 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