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단기외채 비중 21.8% '역대 최저'…한은 "대외건전성 양호"

2023-11-22 12:08
한은, 22일 2023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 발표

사진=아주경제DB

한국의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비율도 34%대로 하락했다. 한국에 묶여있던 이란의 석유 수출대금 60억 달러가 빠져나간 데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채권을 발행하면서 늘어난 장기외채 등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전체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전분기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21.8%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기외채 비중은 지난해 4분기(25%)부터 올해 1분기(26.1%)까지 상승한 뒤 2분기(24.3%)를 기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도 전분기 대비 4.2%포인트 낮은 34.2%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 하락세다. 단기외채비율은 올 1분기(40.8%) 상승했으나 2분기부터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기외채 비율은 분모인 준비자산이 4141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73억달러 줄었으나 분자인 단기외채가 1416억달러로 203억달러 급감하면서 하락했다. 이는 올해 3분기 중 낮은 차익거래유인이 지속되면서 단기 차익투자 성향의 외국인 투자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또한 지난 8월 이란이 미국과의 극적 협상을 통해 국내에 동결된 자금 60억달러를 회수해 간 점도 영향을 미쳤다. 

9월 말 기준 장기외채 규모는 전분기 대비 46억달러 늘어난 5077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기타부문 부채성증권이 61억달러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차가 역대급인 상황에서도 대외 유동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한·미 간 단순 금리차 뿐만 아니라 스왑레이트(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면서 "국내 유동성 상황은 괜찮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외지급능력이 제고되고 외채 만기 구조도 장기화됐다는 점에서 대외건전성은 양호하다"면서도 "(중동 사태나 주요국 통화긴축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대내외 거시경제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