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구조도' 국회 논의 시동…법안소위 대안 가결

2023-11-21 16:00
정무위 법안소위, 與 윤한홍·野 김한규 의원 발의 법안 병합
금융권, 회사별 책무구조도 마련 등 내부통제 드라이브 전망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협회장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사고 유형별로 임원들에 대한 책임 범위를 규정하는 ‘책무구조도’ 입법을 위한 국회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책무구조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최근 계속되는 금융사고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성에서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국회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1일 법안심사 제1소위를 개최하고 발의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대신해 정무위원장 대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논의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2개 안이다. 정무위는 해당 법안들을 병합해 정무위원장 대안으로 전체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금융권과 정치권에서는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여야 간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 개선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데다 최근 금융사고가 이어진 만큼 야당에서도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두 개정안은 임원·이사회 등 내부통제 의무를 부여하고 그 의무를 위반했을 때 임직원에 대한 제재 혹은 감면 등 근거를 마련하는 등 대동소이하다.

윤 의원 개정안은 사실상 정부안으로, 금융당국이 책무구조도 등 지난 6월 발표한 금융권 내부통제 개선 방안을 담은 게 특징이다. 김 의원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에게 내부통제 기준의 운영 실태·현황·적절성·임직원 준수 여부 등을 매년 점검·보완하고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법안에 명시한 게 핵심이다. 정무위원장 대안도 두 개정안을 기반으로 세부 사항만 조율해 마련될 전망이다.
 
[사진=아주경제DB]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도 발 빠르게 책무구조도를 마련하고 내부통제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금융그룹을 중심으로 금융권은 책무구조도 선제 도입을 앞다퉈 약속하고 있지만 법률이나 시행령을 통해 방향성을 우선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은 가능한 한 서두른다는 게 금융회사들 방침”이라며 “법령·시행령을 통해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이 나온다면 이를 성실히 반영해 책무구조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