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최원목 신보 이사장, '보증, 그 이상'을 향해

2023-11-18 07:00

[사진=신용보증기금]

최원목 신용보증기금(신보) 이사장이 경제 성장에 앞장설 수 있는 '선발투수' 역할을 자처했다. 경제위기 때마다 빠른 회복을 견인한 '구원투수' 역할을 해온 신보가 영역을 확장해 기업의 도전과 성장에 힘이 되는 동반자 역할까지 도맡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신보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정책 금융 선도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최 이사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

최 이사장이 "글로벌 복합위기와 미·중 경제갈등 등으로 한국경제 성장신화의 전제조건들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수출지원과 혁신성장지원 등 신보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기 상황마다 묵묵히 마운드에…구원투수 역할 톡톡
신보는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마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금융을 수행해왔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코로나19 특례보증 △코로나19 피해대응 유동화보증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사업 등 정책금융을 적시에 지원했다.

최 이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8월 당시에는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의 복합위기 심화 속에 실제 기업들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했다. 그는 취임 직후 현장을 찾아 영세 소상공인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신보의 신속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고객기업들과 수시로 만남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매출채권보험료 부담 완화 △팩토링 지원대상 중견기업 확대 추진 △벤처 혁신스타트업 자금지원 방안 정부 건의 후 자체 후속제도 마련 등 현장에서 찾은 답을 신보의 제도나 정부 정책으로 연결하는 성과를 이뤘다.

지난해 9월엔 연 7% 이상의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저금리 보증부대출로 전환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이자 비용 부담 경감에 나섰다. 신보는 최 이사장을 중심으로 정부·국회와의 수차례 협의 끝에 예산 7600억원을 확보했고, 내년 12월까지 총 9조5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단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PF-ABCP에 대해서는 차환 발행을 지원했다. 3개 사업장에 1270억원의 PF-ABCP 매입을 지원해 건설업계 부실 예방과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젠 선발투수 역할까지 자처…정책금융 선도기관 도약 준비
최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기존의 신보 역할에서 벗어나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성장동력기업을 발굴·육성해 그 효과를 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신보는 경제기반 강화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중점 정책부문에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증가한 53조원의 공급 목표를 설정했다. 올 9월 기준 총 53조2000억원을 공급해 전체 목표의 100.1%를 달성했다.

올 9월엔 수출 활성화 지원을 위한 특례보증 4종도 출시했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대기업 동반 해외진출 수요 증대를 위한 '해외 동반진출 협력업체 특례보증'이 대표적이다. 대기업과 협력해 해외 진출·투자를 추진 중인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해외투자자금, 해외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민·관·공 협업 통해 '기관 간 협업 촉매제' 역할도
최 이사장은 신보가 '기업지원 종합 솔루션 제공기관'이 되기 위해선 현황 진단부터 금융 컨설팅에 이르는 종합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업이 '꼭 필요한 시점'에 '최적의 기관'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안내하는 원스톱 종합 솔루션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신보는 민(民)-관(官)-공(公)의 유기적인 연계를 활용한 다양한 협업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대내외 중소기업 정책을 연계·제공하는 '기업형 PB 서비스'다. 각 기관의 장점을 결합한 맞춤형 원스톱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올 1월엔 현대차그룹 등과 대기업 특별출연 협약을 체결했다. 출연금 규모는 125억원으로, 보증지원 규모는 1500억원 수준이다. 대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중소기업의 미래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