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시대, 인재 패러다임을 바꿔라] "대-중소 상생협의체로 동반 성장...중소 중심의 산학 일체"
2023-11-15 05:00
중소기업의 생산성에 대한 우려는 국가적, 사회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은 결국 낮은 임금으로 연결되고, 이런 위기는 고용창출이나 일자리 문제와 직결된다. 이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위해선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위해선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발적 상생 협의 모델 개발...공동근로복지기금 조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자발적 상생 협의 모델'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우리 중소기업들은 대기업하고 연계된 협력 기업들이 많다. 업종별 산업별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 상생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에 납품되는 중소기업 부품의 퀄리티가 보장이 돼야 최종 완성품도 품질이 좋아진다"고 언급했다.
권 원장은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성과를 하청 협력회사들에게 공유하고, 그 기반으로 하청 협력회사들 경영 여건이나 근로 조건, 임금 수준이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과 하청협력회사가)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이 마련되는 것"이라며 "기업들 간 자발적 상생 협의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 근로 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대기업 이익도 공유돼야 한다. 공동 근로복지기금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권 원장은 "대기업이 협력회사들하고 공동 근로복지기금을 만들면, 국가가 예산으로 매칭해주는 식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에게 복지기금을 통해 1년에 100만원씩 지역 상품권을 주는 방식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부품을 함께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익도 공유해야 한다. 성과급을 받는 많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이 함께 노력해서 얻은 결과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공동기금 등을 만들어 중소기업에 대한 협력분을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훈련도 대기업이 주도를 하면서 교육을 시킨 후 지역에 있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필요한 인력들을 공급해줄 수 있는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현 가능한 '산학협력 플랫폼' 필요"
'산학협력 플랫폼'으로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대안도 나왔다. 대학이 기업 수요에 맞는 교과를 편성하고, 기업의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자연스럽게 취업으로 연결되는 유기적인 결합을 핵심으로 하는 '산학일체'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AI)이라든지 첨단기술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대학에서 이런 훈련을 못 받고 있다. 실무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플랫폼이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만들어져야 하고, 인력이 배출되면 신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온다. 다시 기업들은 배출된 인력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한 산학협력 모델을 통해 미스매칭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대학에서 창업을 많이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광범위한 산학협력으로 학교에서 많은 걸 진행하려 하지 말고, 업체에서 필요한 몇 가지 요구사항을 수렴해 졸업하기 전까지 (관련 인재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은 사회 초년생이기 때문에 최초에 들어간 회사를 통해 경력을 쌓고 이직하려는 생각도 있다. 그러나 중소·중견 기업은 해당 인력을 장기적으로 고용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미스매칭이 일어나는 것이다. 기업은 기대 수준을 낮추고, 1년 정도 학생을 채용하고 활용한다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