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3사, "맵게 더 맵게"…매운 맛 열풍에 3분기 실적도 훈풍

2023-11-07 15:01

신라면 더 레드 [사진=농심]
맵탱 푸드트럭 '맵탱GO' [사진=삼양식품]
'매운 맛'이 라면업계의 실적을 끌어올릴 키워드로 부상했다. 업계는 관련 제품 라인업을 강화에 나섰다.
 
과거 매운맛 식품들은 일부 마니아층이 선호하는 고객이 한정된 시장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종 ‘챌린지 열풍’이 불면서 ‘먹방’(먹는 방송) 등을 통해 매운 맛에 도전하는 영상이 SNS로 확산하며 대중화되는 추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여름 한정판으로 선보였던 ‘신라면 더 레드’를 오는 20일 정식 출시한다.
 
이 제품은 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스코빌지수(SHU)가 7500SHU다. 기존 신라면의 3400SHU보다 2배 이상 매운 맛을 자랑하는 셈이다. 농심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매운 앵그리 너구리(6080SHU)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매운 라면의 대명사인 불닭볶음면(4400SHU)의 1.7배 수준이다. 농심은 다음 달에는 더 레드를 용기면으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더 레드는 올해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돼 80일 만에 1500만 봉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삼양식품도 ‘넥스트 불닭볶음면’을 준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8월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선보인지 한 달 만에 판매량이 300만개를 넘어섰다. 맵탱은 5000SHU로 불닭볶음면보다 맵다.
 
오뚜기도 같은 달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더한 ‘마열라면’으로 매운 라면 경쟁에 뛰어들었다. 두 달간 누적 판매량은 총 600만개에 달한다. 

매운맛 라면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이미 해외에서 매운 라면으로 화제를 모으며 전체 수출액의 80%를 책임지는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상반기 정부의 가격 인하 권고에도 불구하고 라면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올해 3분기 실적의 전망도 밝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농심의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는 매출 8744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80.2%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삼양식품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1%, 83.9% 늘어난 2836억원, 3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뚜기도 매출이 10.5% 늘어난 9080억원, 영업이익은 57.7% 증가한 6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장기 불황으로 우울한 현대인들에게 매운맛 제품들이 일종의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며 “당분간 매운맛을 찾는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