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고민' 토종OTT, 구독료 두고 다른 행보 왜

2023-10-31 17:34
티빙 12월부터 인상…웨이브는 할인권 선보여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리케이션(앱) 예시 [사진=연합뉴스]

 
수익성 악화에 놓인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월구독료를 두고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티빙은 구독료를 올려 장기적인 수익 확보에 나선다. 반면 콘텐츠웨이브는 최대 40% 저렴한 할인권을 시장에 선보이며, 이용자 대량 유입을 노린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 계열 OTT인 티빙은 오는 12월 1일부터 서비스 이용권 가격을 20~23% 인상한다. 독립 출범 후 처음으로 단행한 서비스 이용료 변경이다. 

웹 기준 월구독료는 베이직 상품은 7900원에서 9500원으로 1600원 오른다. 스탠더드는 1만900원에서 1만3500원, 프리미엄은 1만39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2600원, 3100원 인상한다.

바뀐 구독료는 웹과 애플리케이션(앱)이 동일하며, 신규 가입자부터 적용한다. 웹 기존 가입자는 현재 인앱 결제 수준인 베이직(9000원)과 스탠더드(1만2500원·1만6000원) 규모로 올라간다. 변경 가격은 내년 3월 구독료부터 청구된다.

내년 1분기에는 광고형 요금제(AVOD)도 출시한다. AVOD는 영상 콘텐츠 중간에 광고를 띄우는 대신 월 구독료를 낮춘 것을 말한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첫 도입이다. 월 이용료는 5500원으로 책정했다. 

티빙과 같은 구독료 인상은 해외 OTT 업계에선 익숙한 행보다.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디즈니플러스의 프리미엄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이용 가격을 기존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인상한다. 적용 시점은 다음 달부터다. 넷플릭스도 구독료 인상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OTT 요금제(광고 제외)는 지난해 한 해 동안 평균 25% 상승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훌루·HBO맥스·파라마운트플러스 등은 올해 중순께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며 수익성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OTT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는 11월 초 온라인몰 11번가의 십일절 행사에서 서비스 이용권을 할인 판매한다. 판매하는 웨이브 이용권은 4명이 동시 이용 가능한 프리미엄 12개월 9만9000원, 2명 동시 이용 스탠더드 7만7000원, 베이직 3개월 1만6600원 세 가지다. 프리미엄과 스탠더드 12개월권은 41%, 베이직 3개월권은 29% 할인을 적용했다. 프리미엄 상품을 4명이 동시에 이용하면 1인당 2063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용료 할인도 수익성을 꾀하는 한 수단이다. 단기간 이용자 유입에 적합하다. 콘텐츠웨이브뿐 아니라 티빙 등 업체가 주기적으로 할인 행사를 하는 이유다.

최근 콘텐츠 제작비 증가, 온라인 불법 스트리밍 시장 활성화 등으로 OTT 업체 수익성이 악화해 서비스 이용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두 개 이상 OTT를 구독하는 이용자도 급증해, 구독료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아직까진 이용자 한 명당 OTT 4~5개를 동시 구독하는 경우가 많지만, 향후 시장이 포화되면 이용자가 선택과 집중으로 1~2개 OTT만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OTT 업체들은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 높은 콘텐츠 제작으로 이용자 유지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