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반값 아파트' 사전청약 시작한 마곡…분양 시장 주춤에도 청년·신혼부부 관심↑

2023-10-17 18:26
사전청약 16~17일…월 임대료 70만원가량은 '약점'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마곡 10-2 지구'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 [사진=김슬기 기자]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공공분양주택 '뉴:홈' 사전청약이 본격 시작되면서 '마곡 10-2 지구' 사전 청약에 2030세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내 역세권 단지인 데다 전체 공급 물량(260가구)의 80%인 208가구가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특공) 대상이어서다.

17일 찾은 마곡 10-2 지구는 수도권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9호선 신방화역이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입지 측면에서 강점을 보였다. 

마곡동 H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하철역이 가깝고 평지인 데다가 계획도시여서 주변환경이 쾌적해 직장인과 20~30대 신혼부부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며 "10-2 지구는 마곡역에서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입지 조건 측면에서는 괜찮다는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주변 시세 대비 절반가량 저렴한 분양가가 흥행 강점으로 꼽힌다. 전 가구가 전용면적 59㎡로 공급되며 추정분양가는 3억1119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바로 옆 단지인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 아파트의 같은 평형이 지난달 10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마곡동 M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젊은 층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자녀가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둘러보는 경우도 있다”며 "마곡지구는 처음 만들어질 때 강서구에서 분리해달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환경이 좋은 동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사전 청약을 했다는 노병관씨(30)는 “결혼을 앞두고 집이 없는 게 항상 걱정이었는데 마침 역세권 분양 물건이 나와 바로 신청하게 됐다”며 "서울에서 출퇴근하기 좋은 위치에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이 청약 말고는 없는 것 같아 꼭 당첨됐으면 한다"고 했다.

직장인 김영서씨(28)도 "청년으로 할지, 생애최초로 할지 고민하다가 청년으로 사전청약을 넣었다"며 "계약금으로 내야 할 금액도 3000만원으로 서울의 여타 아파트 입주에 비하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관계자는 이날 "청년 특공 경쟁률이 굉장히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보통 이런 사전 청약이 있을 때 콜센터 직원 한 사람당 하루에 (전화를) 수백 통씩 받는다"고 밝혔다.

다만 공공이 토지를 소유한 상태로 건물에 대한 소유권만 분양받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어서 매달 69만7600원의 토지임대료가 발생한다는 점은 젊은 층 수요자들에게는 다소 고민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곡동 S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약 관련 문의가 들어오면 이 지역의 전셋값이 대략 3억원 정도인데 (10-2 지구) 분양을 받을 경우 보증금 3억원에 월세로 70만원 정도를 내야 하는 셈이라고 설명하면 더러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고 말했다.

한편, SH공사는 이날 마곡 10-2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나눔형) 특별공급 사전예약 접수 결과 59㎡ 208가구 공급에 1만1109명이 신청해 평균 5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 경쟁률을 보면 청년 특공이 39가구 모집에 7284명이 몰리며 최고(187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혼부부 특공은 104가구 모집에 2435명(23대1)이, 생애최초 특공은 65가구 모집 1389명(21대1)이 신청했다.
 
'마곡 10-2 지구' 인근에 있는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단지 전경 [사진=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