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전통한옥이 아니라도 한옥의 필수적 요소만 갖추면 서울시로부터 한옥 건축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오는 12일부터 '한옥건축양식'을 적용해 건축물을 짓는 경우 최대 75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11일 밝혔다. 한옥이나 한옥건축양식 건축물의 수선 또는 신축을 원하는 건축주가 관할구청에 신청하면 서울시 심의를 거쳐 보조금 지원이 결정된다.

시는 지난 5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조례' 개정을 통해 기존 '한옥 건축물'에 한정됐던 한옥의 개념을 현대적 재료와 기술이 적용된 '한옥건축양식'까지 확대, 한옥건축양식의 비용 지원 기준을 마련했다. 이달 초 '한옥건축양식 비용지원 심의기준'이 제정, 시행되며 그동안 비용 지원이 어려웠던 익선동 한옥 등 상업용 한옥도 앞으로는 수선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시는 지난 2월 '서울한옥4.0 재창조 계획'을 발표하며 기존 운영 중인 '한옥 비용지원 심의기준' 73개 중 34개를 완화하고 12개를 폐지했다. 이번 한옥건축양식에서는 한옥의 '공간구성 및 배치' 조항을 전체 삭제해 자유로운 계획이 가능하게끔 조건을 완화했다.

앞으로는 한옥 구조의 5개 필수 항목만 충족하면 전통 한옥에 지원되는 비용의 50%까지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옥보전구역 내에서 한옥을 신축하는 경우에는 1억5000만원을, 한옥건축양식을 적용해 짓게 되면 50%에 해당하는 75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단 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5개 필수 항목 △지붕(한식형 지붕) △내부 주요부재 한식목조구법(15개 내 기타 구조 허용) △한식 지붕틀 △가로 입면 목구조 △입면 비례 등을 유지해야 한다.

서울시는 한옥 수선 및 보전 지원 대상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등록 한옥' 누적 3000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2001년부터 한옥등록 제도를 운영했는데 지금까지 시내 총 1137동을 등록 한옥으로 관리 중이다. 

이밖에도 한옥지원센터를 통해 △한옥 소규모 수선 지원 △한옥 노후전기배선 교체 △한옥 흰개미 방제 등 3대 한옥 지원사업과 한옥 관련 상시 상담 및 점검을 제공하는 '한옥출동119'를 운영 중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에 심의기준이 마련되면서 보다 편리하면서도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한옥을 지을 수 있게 됐다"며 "서울 한옥에 대한 시민 관심을 높이고 한옥문화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 한옥 및 한옥건축양식 확대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