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검은 화요일' 비껴갔지만 CPI·삼전 실적 등 '첩첩산중'

2023-10-10 18:03
코스닥은 개인마저 "이차전지 팔자"에 800선 내줘

10일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 발생 직후 개장한 국내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보합으로 마무리하며 '검은 화요일'은 비껴갔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코스닥 지수는 급락해 7개월 만에 800선이 붕괴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15포인트(0.26%) 하락한 2402.58로 거래를 마쳤다. 2400선은 지켰지만 연휴 직후 또다시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약 7개월 만에 장중 800선을 밑돌다 21.39포인트(2.62%) 내린 795.0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며 208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직전 거래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던 개인마저 ‘팔자’로 전환해 377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장 마감 직전 하락세를 부추겼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 성과가 생각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 우려도 나오자 개인투자자들이 순매도했다”고 진단했다.
 
국제 유가는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배럴당 94달러대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0달러대 초반까지 내렸지만 9일(현지시간) 다시 86달러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해 국제 유가 상승-물가 불안-긴축 우려-채권 금리 상승 압력 확대라는 악순환 고리가 재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교전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3분기 삼성전자 실적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한지영 연구원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으로 과거 중동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한국 증시는 이번 주 예정된 CPI,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 연준 정책 관련 이벤트와 삼성전자 잠정 실적 등 본격적인 실적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발표되는 CPI는 전년 대비 3.6%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8월(3.7%)보다 0.1% 낮은 수치다. 근원 CPI 상승률도 같은 기간 4.3%에서 0.2%포인트 내린 4.1%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면서 기업 펀더멘털 개선 여부도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주가 반등을 꾀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액이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99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실적 회복 기대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