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풀자···경기도 15억 이상 아파트 거래 47→325건

2023-10-05 08:07
3분기 거래량, 전년 동기 대비 7배 늘어
성남 분당·수성구 203건 거래로 '최다'
하반기 상승률, 경기지역서 전국 1~6위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및 공원 전경 [사진=신동근 기자]
경기 지역에서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전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15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거래가 활기를 띠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기도 지역 내 상급지로 통하는 성남 분당·수정구와 과천 등에서 거래가 폭증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경기도에서 발생한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3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건에 비해 7배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고가주택의 기준으로 통용되며 앞서 규제지역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 대출 금지 제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해당 규제를 지난해 완화했고, 그 효과는 경기 지역 부동산 시장에 바로 나타났다.

역대급 거래절벽 현상을 보였던 지난해 4분기만 해도 경기도 내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39건에 불과했으나, 정부의 규제가 풀린 뒤 올해 1분기엔 148건으로 뛰어오르더니 2분기에는 340건까지 늘었다. 

특히 성남 분당·수정구, 과천 등 경기도 내 상급지로 통하는 지역에서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늘었다. 올해 3분기에 성남 분당·수정구에서 203건의 거래가 이뤄져 가장 많았고, 이어 △과천시 58건 △수원시 광교신도시 28건 △화성시 동탄신도시 12건 △하남시 11건 △일산 5건 △안양시 4건 등이었다. 지난해 3분기에 성남 분당·수정구 23건, 광교신도시 15건, 과천 4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해당 지역들은 강남권 인근에 위치해 본래부터 수요가 많았던 곳이지만, 지난해 하락기에 집값 조정 폭이 컸던 만큼 규제 해제를 틈타 매수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폭은 웬만한 서울 지역보다 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올 초(1월 2일)와 지난 9월 넷째주(25일)를 비교할 때 집값 변동률이 누적 기준으로 상승 전환한 경기도 지역은 광명시(0.48%)와 과천시(0.05%) 두 곳뿐이었다. 서울에서도 올해 누적 기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뿐이다. 
 
하반기에 경기 지역의 상승세는 특히 눈에 띈다. 하남시의 경우 6월 첫째주 이후 지난주까지 6.6% 오르며 전국 시·군·구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과천시가 6.5%, 화성시가 6.2% 올라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고, 성남 수정구(5.3%), 광명(4.8%), 성남 분당구(4.5%)가 4~6위로 뒤를 이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급격하게 꺾였던 시장이 올해 들어 회복세에 들어섰다”며 “아울러 상승세가 서울 중심지에서 지난해 가격 하락폭이 컸던 경기도 중심지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복세 원인은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등 규제완화”라며 “GTX·재건축 등 호재의 영향을 받은 곳 위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