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 대책에도 오르는 집값···"최대변수는 금리인상"

2023-10-05 08:02
美 연준 다음달 인상 가능성 제기

정부가 지난달 말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향후 부동산 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이 같은 상승 기조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공급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추석 연휴 직전 공급 대책을 발표했으나, 수요를 제고하기 위한 대책은 부족해 시장 안정화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는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의 흐름이라며 공급대책이 당장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4일 아주경제가 부동산 전문가들을 상대로 추석 명절 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변수에 대해 질의한 결과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을 최대 변수로 꼽았다. 

지난달 24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국내 기준금리는 연 3.50%로 유지돼 2월부터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을 기록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1월 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한 상황이어서 다시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한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면 국내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기준금리는 전 세계가 영향을 받고 있고, 외부요인이기 때문에 국내의 정책변화나 대응으로 영향을 전부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집값의 향방을 바꾸는 또 다른 변수로는 전셋값이 꼽힌다.  최근 가을 이사철 돌입과 함께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있어 집값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전셋값이 상승하면 매맷값을 밀어 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고금리 기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수들을 토대로 볼 때 추석 이후 집값 상승폭은 약간 둔화하겠지만 우상향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로선 시장에 악재와 호재가 시소게임을 하는 양상"이라며 "아직 기대심리가 꺾이지 않아 당장 시장 흐름은 약세보다는 상승세 둔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공급 활성화 대책은 변수이지만 매매시장을 당장 자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 연말 이후에 약보합세는 나타날 수 있으나 큰 폭의 가격 하락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서진형 교수는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을 포함한 일부 수도권 지역을 중심을 국지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지만,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반기 금리 인상폭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값이 강보합에서 소폭 상승 정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