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9년간 노란 넥타이를 맬 수 있어 행복했다"며 "임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양종희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디딜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 B1F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까지 KB금융 CEO라는 중임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함께 달려주신 임직원과 성원해주신 주주, 고객 등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14년 첫 취임 당시를 '녹록지 않았던 때'라고 떠올렸다. 그는 "KB의 지배구조는 흔들렸고 직원들은 1등 DNA를 점차 잃어가는 상황이었다"면서 "11월에 회장 취임 이후 임기 3년 동안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고객 신뢰를 되찾아 은행부터 리딩뱅크로 돌아가는 게 최우선 과제였고 이 때문에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어떤 은행도 리딩뱅크에서 내려온 뒤에 다시 1등으로 올라간 사례가 없다며 1등 탈환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KB 내부에서도 있었지만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며 "훌륭한 직원들과 단단한 고객 기반을 보유한 KB 저력을 알고 있었고 실제 전 임직원의 간절한 바람과 직원들의 노력이 합쳐져 취임 후 3년도 되지 않아 리딩뱅크라는 이름을 되찾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해서는 '리딩금융 굳히기'를 만든 원년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했고 푸르덴셜생명을 추가로 인수해 비은행부문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를 통해 현재 은행과 함께 비은행이 KB의 강력한 두 날개가 돼 더 빠르고 힘차게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임기 3년은 KB가 지배구조 이슈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경영승계절차를 공고히 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는 것이 윤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사회와 긴밀히 소통해 체계적인 승계프로그램을 장착하고자 했고 그 결과 모범적인 회장후보 추천 과정을 이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 추천과정에서 심사숙고해 최종후보자를 선정해주신 이사회 이사님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그동안 자신의 별명 및 트레이트마크(백팩 멘 회장, 노란 넥타이)과 관련해서는 "평소 백팩을 잘 메고 다니다 보니 별명을 붙여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이 제 트레이드마크로 노란 넥타이를 꼽는데 지난 9년간 노란색 외에 다른 색의 넥타이를 매본 적이 없다"며 "CI와 맞추기 위해 매기 시작했지만 KB를 상징하는 노란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감사했고 행복했다. 제 친구는 가끔 제 몸에 노란 피가 흐르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하더라"고 언급했다. 

한편 그는 "취임하면서 KB금융의 어려움 극복과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정상화까지 골프와 외부강의, 인터뷰 등 세 가지를 안 하겠다고 했었다"며 "인터뷰와 관련해 기자분들이 불편하셨을 텐데 너그럽게 이해하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