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산업장관 첫 행보 '원전'…윤석열표 親원전 액셀 밟나

2023-09-20 15:45
방문규 장관 20일 취임...첫 행선지는 새울 원전 현장
"원전 생태계 복원 조기 완성...에너지 신산업 육성"
야당 반발 거셀 듯...이겨낼 묘수·강단 있을지 주목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방문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첫 현장 행보로 '원전'을 택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원전 생태계 조기 복원'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의 피력으로 읽힌다.

20일 산업부에 따르면 방 장관은 이날 울산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새울 원자력본부를 방문, 현재 운영 중인 새울 원전 1·2호기와 3·4호기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새울 원전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바라카 원전에 쓰인 한국형 원자로 APR1400(한국형 가압경수로)이 국내 최초로 운영된 곳이다. 방 장관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원전 운영과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되 안전 최우선 원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새울 원전은 문재인 정부 때 준공 예정 시점이 착공 당시 계획보다 3년 미뤄지면서 공사비가 1조2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준공 시점도 2016년 7월 착공 이후 총 네 차례 연기돼 오는 2024~2025년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방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도 원전 생태계 조기 복원을 강조했다. 그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는 원전 생태계 복원을 조기에 완성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탄소포집저장(CCUS), 수소 등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 신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방 장관을 대상으로 '원 포인트 개각'을 실시했다. 정부 출범 후 원전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던 점에 대한 불만 표시로 인식됐다. 이런 배경에 따라 방 장관 체제에서는 친원전 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취임 첫날부터 원전 현장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야당의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좌초 위기에 놓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 처리를 위한 특별법' 통과를 위해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 장관은 새울 원전 방문에 이어 경남 창원에서 원자로, 터빈 등 원전 주기기·보조기기 납품 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무탄소 기저 전원인 원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지난 정부 탈원전으로 우리 원전 업계 매출이 30% 가까이 줄고 인력의 17%가 이탈하는 어려움을 겪은 것을 잘 안다"며 "원전 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수출 전초기지인 부산 신항을 찾아 "글로벌 경기 위축, 미·중 무역 마찰, 공급망 재편 등 대외 여건은 엄중하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수출 반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장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금융·마케팅·인증 등 애로를 직접 해결하며 수출 반등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