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英·중동 공략 잰걸음...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사업 확장 배경은

2023-09-25 15:28
라네즈, 아시아·북미·호주·유럽 18개국 이어 영국·중동·멕시코 노크
중국 매출 비중 감소세…중국 의존도 낮추기 위해 신시장 개척 힘써
K뷰티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일본 시장 공략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

헤라가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진행 중인 스크램블 스퀘어 팝업스토어.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토 확장에 나섰다. K-콘텐츠 열풍에 K뷰티 관심도가 높아지자 일본과 미국, 유럽, 중동으로 사업을 확장해 'K뷰티'의 전성기를 되찾겠다는 목표다. 

25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일 헤라가 일본 시장에 공식 진출한 데 이어 라네즈는 지난달 영국과 중동 시장에 발을 들였고, 지난 22일부터는 멕시코 전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팬데믹과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 등으로 K뷰티에 대한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면서다. 변동 위험성이 크고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중국 시장 대신 북미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강화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국내 화장품의 국가별 수출 비중에서 중국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중국 수출 비중은 2021년 53.2%에서 지난해 45.2%로 감소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베트남의 수출 비중은 늘었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매출은 설화수와 라네즈 등의 활약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 이커머스 아마존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최근들어 일본 시장에서 'K뷰티'가 강세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에 따른 뷰티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대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2021년 5억8400만 달러로 4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은 세계 3위 규모의 뷰티 선진국으로 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시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라네즈, 에스쁘아 등은 현지 유통사와 손잡고 뷰티 편집숍과 온라인몰에 진출해 입지를 다졌다. 2021년 이후 일본 법인 매출 성장세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달 초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도 일본 멀티 뷰티숍 '아토코스메'에 진출했고, 헤라도 아토코스메 도쿄점과 오사카점에 입점하면서 공식 진출을 알렸다. 아모레퍼시픽은 신규 브랜드를 꾸준히 론칭하고 채널 다각화를 통해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2분기의 경우 북미와 EMEA(유럽, 중동 등)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고객 저변을 확대 중인 일본 시장도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K뷰티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 시장과 지난해 인수한 미국 클린 뷰티 브랜드 '타다 하퍼'로 북미와 유럽, 아시아 시장 추가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