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화 '치악산' 상영금지 가처분 기각…"지역 이미지 훼손 아냐"

2023-09-12 12:01

사진=영화 '치악산' 티저 포스터

지역 이미지 훼손 논란에 휩싸이면서 상영 여부 결정을 위한 법원 가처분 신청을 당한 영화 '치악산'이 오는 13일 예정대로 영화를 개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는 12일 원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지역 농·축협 등 4개 단체가 영화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영화 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명백한 허구의 내용을 담은 이 영화의 배경에 치악산이 등장한다는 사정만으로 치악산의 명성이 훼손된다거나 시청자가 치악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된다고 예측할 수 없다"며 "원주시나 (원주)시민의 인격권이나 재산권에 중대하고 현저한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치악산에 있는 천년고찰 구룡사와 치악산한우, 복숭아와 배 등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조합 또는 회사인 농축협 및 금돈은 지난달 31일 "존재하지도 않는 괴담을 마치 괴담이 있는 것처럼 한 뒤 리얼리티 영화라고 홍보하고 있어 일반인은 이 영화로 인해 치악산에 실제 토막살인사건이 있었던 것처럼 오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 단체는 "치악산이라는 명칭이 가지는 가치는 돈으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며 "영화 제작사의 노이즈마케팅 행위로 치악산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가 이미 훼손되기 시작한 만큼 영화 개봉 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 '치악산'은 원주시에 있는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로, 1980년 이곳에서 18토막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허구의 괴담을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