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혼란 완화로 씽씽 달리던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멈춰 섰다. 시스템 불량으로 일본 내 전체 공장에 대한 가동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것으로, 글로벌 생산량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생산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일본 내 전체 14개 공장에 대한 가동을 멈춘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오전 도요타·렉서스 차량을 생산하는 12개 공장의 25개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도요타는 이날 오후부터 후쿠오카현 미야타 공장과 교토부 다이하쓰공업 교토 공장의 28개 생산라인에 대한 가동도 멈췄다. 일본 내 전체 14개 공장의 가동이 일제히 멈춘 것이다. 

가동 중단의 원인은 부품 발주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불량이다. 도요타 대변인은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해 부품을 주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엔진 제조 등을 담당하는 일부 공장도 이날 오전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도요타가 복구를 서두르고 있으나, 현재 가동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도요타는 이번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량 손실 규모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신은 도요타의 글로벌 생산량의 약 3분의 1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이하쓰와 히노를 제외한 도요타 브랜드 차량의 일본 내 일일 생산량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약 1만3500대다.

지난해 3월에는 도요타에 차량 내외장재를 공급하는 협력사인 고지마 프레스 공업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도요타의 일본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다. 당시 도요타는 로이터의 손실 규모 추산치와 비슷한 하루 약 1만3000대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었다.

도요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급망 혼란이 완화하면서 도요타의 일본 내 생산량이 올해 상반기에 29%나 급증하며 2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그렸다. 생산량 증가와 소비자들의 강력한 신차 수요에 힘입어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1위를 지켰다. 간만에 기지개를 켜던 상황에 갑작스러운 벽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도요타는 이날 “시스템 불량의 자세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면서도 “사이버 공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